화제성 최고 '박쥐', 흥행도 성공할까?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09.04.28 08:46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제작 모호필름)가 개봉을 앞뒀다. 마침 이 날은 한주 전 개봉한 '7급 공무원'의 흥행세 속에 다른 한국영화 '인사동 스캔들'과 블록버스터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이 맞붙는 날. 뜨거운 흥행 경쟁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최고의 화제 속에 제작돼 드디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둔 '박쥐'가 과연 관객몰이에서는 어떤 결과를 거둘지 영화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박쥐'는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이 뱀파이어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부터 화제작이었다. 주인공으로 박찬욱 감독과 수차례 인연을 맺었던 송강호와 젊은 배우 김옥빈이 차례로 캐스팅됐고, 촬영이 시작되자 미국 메이저 배급사로부터 한국영화 최초로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베드신 수위가 상당하다'는 소문이 돌며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그 정점을 찍었다.

감독 박찬욱의 명성과 이 같은 극에 달한 궁금증은 '박쥐'의 흥행을 점치게 하는 제일 주요한 요소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감이 흥행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높다.


최근 베일을 벗은 '박쥐'는 역시 박찬욱표 영화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강도 높은 성 묘사와 베드신가 등장하고, 선혈의 붉은 색이 지울 수 없는 이미지를 남긴다. 전라 노출을 불사한 김옥빈과 송강호의 베드신은 노출 수위보다도 그 독특한 분위기와 야릇한 숨소리 덕에 더욱 인상적이다.

그러나 '박쥐'를 '트와일라잇'이나 '드라큐라' 식의 전형적 뱀파이어 영화로 생각하고 극장에 간 관객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드라큐라 신부가 친구의 아내와 바람이 나는 '막장드라마' 식 치정극을 기대했다면 역시 영화와는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감독은 남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뱀파이어이자 살이 썩어가는 불치의 병을 지닌 신부라는 역설적인 설정을 바탕에 깔고 종교와 구원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두 사람의 금지된 사랑 역시 강렬한 사랑 이야기와 엇박자 유머가 뒤섞이며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더욱 높은 명성을 갖게 된 것은 이어진 흥행 기록 때문이었다. 2000년 '2000 공동경비구역 JSA'가 583만, '올드보이'가 326만 관객을 각각 기록했고, '친절한 금자씨' 역시 3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비와 임수정이란 스타를 기용했으면서도 70만 관객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과연 '박쥐'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송강호의 성기노출 등이 일찍부터 찬반 논란까지 일으키며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박쥐' 역시 호오가 갈리는 작품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시네필과 대중과의 간극이 어떻게 매워지느냐, 칸 진출 효과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박쥐'의 흥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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