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허당 이미지'가 연기자 변신에 '방해'

김지연 기자  |  2009.04.28 15:07
이승기 ⓒ홍봉진 기자 honggga@ 이승기 ⓒ홍봉진 기자 honggga@


어떤 역할에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공한 배우다. 자신의 영역에서 확실한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업이 아닌 연예인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환영할 일만은 아니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연출 진혁ㆍ극본 소현경)의 이승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6년 12월31일 종영한 KBS 2TV '소문난 칠공주' 이후 오랜만에 TV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 이승기는 극중 잘 생기고 능력 있는 할머니 덕에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철없는 부잣집 아들 선우환을 소화 중이다.


그는 철없는 재벌 캐릭터라 극 초반 나쁜 남자의 전형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말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모은 KBS 2TV '1박2일' 탓일까. '허당' 이미지가 이승기의 극 캐릭터 몰입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이승기 본인조차 나쁜 남자에 대한 롤 모델이 많은 탓인지 자신만의 선우환을 찾지 못하고,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캐릭터를 의식한 듯 오버 연기로 일관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소 이승기는 '허당' 이미지와 함께 '착한 남자'의 표본으로 분류됐다. 이에 아직 선우환이란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지 못한 이승기의 연기는 적잖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극중 대표 악역으로 분류될 김미숙과 이승기의 연기 숙성도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랜 연기 인생 중 첫 악역에 도전했다는 김미숙의 농익은 연기가 시청자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다행히 25일과 26일 방송된 '찬란한 유산'은 각각 16.9%(TNS, 이하 동일기준), 19.2%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이는 주말극 시청률 1위를 하던 전작 '가문의 영광' 후광효과라는 지적이 크다.


'찬란한 유산'이 '가문의 영광'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남자 주인공 이승기가 예능 이미지를 벗어내고 얼마나 극에 몰입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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