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사라진 안방극장, '가족'을 이야기한다

문완식 기자  |  2009.05.10 13:23


남편 잘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어머니 말이라면 촌스런 '추리닝'에 배추를 이어도 좋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서라면 거리에서 노래 부르며 만두 파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가족'드라마가 인기다. MBC '내조의 여왕',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 SBS '찬란한 유산' 등 가족을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 드라마들은 밝은 웃음을 선사하며 '내조의 여왕'이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는 등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솔약국집 아들들'은 일단 훈훈하다. 요즘 세상에 저런 아들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솔약국집 네 아들들은 할아버지(변희봉 분), 아버지(백일섭 분), 어머니(윤미라 분)에 순종적이다. 둘째 대풍(이필모 분)이 어깃장을 좀 놓기는 하지만 애교 수준이다.

9일 방송에서는 아예 대놓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어머니를 선두로 네 아들이 파란색 '추리닝'을 똑같이 차려입고 김장용 배추를 져 나르는 장면은 웃음을 떠나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했다.


앞서 이날 방송에서 네 아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앞에서 감사를 표하는 노래를 불러 진정한 가족드라마로서 감동을 더 하기도 했다.

'솔약국집 아들들'과 주말극 1,2위를 다투는 '찬란한 유산' 역시 가족을 다룬다. 하지만 '찬란한 유산'은 가족의 해체에서 극을 시작하고 있다.

그 어느 가족보다 단란하다고 느껴졌던 은성(한효주 분)의 집안은 아버지(전인택 분)의 사업부도로 빚쟁이에 시달리게 되며 가족의 해체를 겪게 된다. 아버지는 죽은 것처럼 잠적을 감추고 새 어머니(김미숙 분)는 은성과 동생을 쫓아낸다.

그러나 주인공 은성은 비참한 나날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사랑하는 동생(연준석 분)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유산'은 이러한 은성의 노력을 선우환(이승기 분)의 할머니(반효정 분)가 도와주며 성공에 이르며 잃었던 가족을 되찾으며 또 하나의 가족애를 선사할 전망이다.

'솔약국집 아들들'과 '찬란한 유산'에 비해 '내조의 여왕'의 가족은 남편과 아내, 부부간으로 그 가족의 범위를 좀 더 좁히고 있지만 이 점이 오히려 좀 더 현실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남편의 성공이 곧 가족의 성공이라는 공식을 천지애(김남주 분)는 몸으로 보여주며 인기몰이 중이다. "저런 아내가 있으면 부러울 것 없겠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 드라마에서 '내조란 무엇인가'를 철저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과거 IMF시절에도 가족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많았다"며 "어려운 시기 가족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려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비록 표면적으로는 가족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많이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가족드라마들도 가족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여전히 사랑이나 폭력 등의 소재가 간간히 등장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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