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심판 "패자와 승자가 공존..공정성이 생명"②

김수진 기자  |  2009.05.15 15:38
KBO 박종철 심판 ⓒ김수진 기자 skyaromy@ KBO 박종철 심판 ⓒ김수진 기자 skyaromy@


"야구는 패자와 승자가 언제나 공존한다. 심판의 생명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이다."

KBO 박종철(38) 심판의 말이다. 그 역시 라운드를 누비는 에이스 투수였다. 쌍방울 레이더스를 거쳐 삼성라이온즈에 몸담았고, 앞서 1989년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다.


2009년 한국프로야구 시리즈가 한창인 지난 13일, 서울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박종철 심판을 만났다.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탓일까. 그의 눈빛은 매의 눈처럼 날카롭고 매서웠다. 사실 인터뷰 전날인 12일 서울 잠실벌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논란이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박 심판의 신경은 더욱 예민했을 터였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다. 모든 경기에는 패자와 승자가 공존한다. 심판의 경우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선 안 된다.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렇기 위해서 경기가 진행되는 매 순간, 단 1초도 시선을 놓쳐선 안된다."


신중하고 냉철해야 하기에 박 심판은 시합이 있는 전날은 TV와 컴퓨터 등은 절대 하지 않는다. 행여 눈에 피로가 쌓이게 되면 정확하게 상황을 보고 예리하게 판단하는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경기 중에는 화장실에도 갈 수 없다. 음료수를 마시거나 과식을 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하지만 심판도 인간이기에 아무리 정확한 판정을 내린다고 해도 100% 완벽한 판정을 내릴 수는 없다. 오심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것.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는 야구 선수와 심판의 갈등이 종종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사실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한쪽 눈을 감고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판정 미스가 나오면 사실 답답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심판이 되어보니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플레이를 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오심이 나오더라. 선수시절 심판은 막상 쉬워보였는데 현실은 달랐다. 심판은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한 판정으로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박종철 심판이지만 현장에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와 심판의 고충은 없을 수가 없었다.

"한 번은 아내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야구장에 구경을 왔었다. 당시 내가 오심을 했고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오고 험한 말도 들렸다. 아이가 야구 경기를 마저 보지 못한 채 마음에 상처를 입고 집으로 돌아갔다."

박종철 심판은 씁쓸함을 애써 감추며 말했지만 눈빛에서 배어나오는 고독은 기자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경기가 시작되면 운동장에서 우리(심판) 편은 없다. 한 편이 이기면 한 편은 진다. 진 팀은 아쉽기 마련이고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최대한 공정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나도 한 명의 야구인이다. 관중 역시 이를 알아주셨으면 한다."

박종철 심판은 또 유소년 야구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형편이 어려워 야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야구장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 야구장에 와서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갈 수 있는 야구장을 매일 꿈꾼다. 승패의 야구장이기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가 즐기고, 선수들 역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KBO 박종철 심판 ⓒ김수진 기자 skyaromy@ KBO 박종철 심판 ⓒ김수진 기자 skyar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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