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입양된 佛감독 우니 르콩트, 칸을 밟다(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2009.05.21 02:24
ⓒ제62회 칸국제영화제 특별 상영 부문에 초청된 \'여행자\'의 우니 르콩트 감독이 20일 칸 해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제62회 칸국제영화제 특별 상영 부문에 초청된 '여행자'의 우니 르콩트 감독이 20일 칸 해변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9살에 프랑스로 입양된 여성이 이창동 감독과 인연을 맺어 제62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은희란 이름으로 한국에서 살다가 66년 프랑스로 입양된 그녀의 이름은 우니 르콩트이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한불 합작영화 '여행자'가 이번 영화제 특별 상영 부분에 초청돼 칸을 방문했다. '여행자'는 70년대 한 보육원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손에 의해 고아원에 버려진 9살 소녀가 입양에 이르기까지 갈등을 겪는 과정을 묘사한 영화.

프랑스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그녀는 '밀양'이 프랑스에 배급되는 과정에 이창동 감독을 만나게 돼 '여행자'를 완성하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칸의 해변에서 만난 우니 르콩트 감독은 "이 영화는 내 기억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닌 픽션"이라고 말했다. 르콩트 감독은 자라면서 프랑스에 입양된 한국인이란 사실에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바로 지금 내가 어디에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때문에 입양이라는 소재에 꼭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라는 게 르콩트 감독의 설명이다. 르콩트 감독은 프랑스 부모에 의해 은희라는 본명에서 이름을 딴 우니라는 프랑스 이름을 얻었다. 현지에서 패션을 전공하다가 말이 아닌 영화로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를 전공하게 됐다.


그녀는 91년 한국으로 돌아와 친부모를 만나면서 다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한국어를 대부분 잊어버려서 이날 인터뷰 역시 프랑스어로 진행했다.

르콩트 감독은 "처음에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했다"면서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내 경험을 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 이야기를 지우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기억의 재조합을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입양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마주친 한 여자 아이를 통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르콩트 감독은 "관객들이 입양 경험을 가진 감독이 만들었다고 하면 더 진실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그런 느낌이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행자'란 제목처럼 인간은 긴 여행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그녀는 "하지만 이 영화는 내 여행 중 한 부분을 담았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행자'는 2006년 한국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서명한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 이후 첫 번째로 제작된 한불 합작영화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태어났지만 낯설어진 한국에서 한국인 배우와 스태프 등과 작업을 함께 했다.

르콩트 감독은 "의사소통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인간적인 교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에 그 부분에 각별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칸영화제에 초청된 감회에 대해서도 "고생한 스태프를 격려하는 차원으로 기쁘게 받아들인다"며 한국 스태프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행자'는 한국의 나우필름과 프랑스 글로리아필름이 공동 제작하고 '7급 공무원'을 투자한 국내 투자사 디씨지플러스가 제작협력으로 참여했다. '괴물'의 고아성이 보육원 어린이 중 큰 언니로 출연했다. 한국과 프랑스에 올 가을 개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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