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원 ⓒ송희진 기자 songhj@
올 상반기 방송가를 휩쓴 KBS 2TV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에 이어 최근 주말 안방극장을 독점한 SBS '찬란한 유산'까지, 신인배우 민영원은 요즘 숨 쉬는 매 순간이 행복의 연속이다. 상반기 방송가를 휩쓴 드라마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배우기 때문이다.
'찬란한 유산'에서 은성(한효주 분)의 친구 이혜리를 연기 중인 민영원을 만났다. 악녀 3인방 중 한 명이었던 그녀는 이번에는 여고시절 일진 짱이자 어려움에 처한 은성을 도와주는 털털한 친구다.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한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 연거푸 출연하게 돼 감사해요. 무엇보다 '꽃남'에서는 얄밉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이번에는 운 좋게 상반된 캐릭터를 맡게 됐어요. 덕분에 욕보다 칭찬을 많이 듣고 있어요.(미소)"
물론 여고시절 일진 짱이었던 이혜리는 아무렇지 않게 욕도 툭툭 내뱉는 친구다. 그 덕에 민영원은 '찬란한 유산' 촬영 전 욕 연습(?)까지 했다.
"같은 욕을 해도 왜 맛깔스럽게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욕하는 연습까지 했어요. 작은 대사 하나, 몸동작 하나에도 정말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죠. 어색하다는 말 들으면 안 되잖아요?"
다행히 '찬란한 유산'이 방영된 직후 민영원은 "욕이 생활 같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었다. "칭찬인 것 같긴 한데 기분이 묘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던 민영원, 그만큼 극중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난다.
악역이든, 착한 역이든 그 역할에 맞는 사람이 되자고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만족감 때문에.
민영원 ⓒ송희진 기자 songhj@
하지만 이렇게 편안하게 연기에 몰입하기까지는 적잖은 아픔의 시간이 필요했다. '꽃남'을 촬영하며 단박에 이름을 알리는 행운을 잡았지만, 함께 했던 동료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겪지 말아야 할 일까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꽃남'은 오디션 때부터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어요. 저도 4번이나 봤을 정도니까요. 촬영이 들어간 후에도 다들 얼굴 알릴 기회라고 악착같이 했어요. 그런데…."
그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이 말로 '꽃남'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대신했다.
"그냥 많이 배웠어요. 인생에 대해. 그 덕에 많이 성장했죠. 사람의 시간이 얼마나 한정돼 있는지, 또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중함을 깨닫게 됐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녀는 평생 배우가 하고 싶다. '꽃남'을 통해 크게 성숙했고 '찬란한 유산'을 통해 날개를 얻은 느낌이다.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 몸이 아프기까지 했어요. 욕먹어도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욕먹는 거니까, 행복해요. 앞으로 더 멀리 뻗어갈 민영원을 기대해 주세요. '찬란한 유산'이 끝나고 제가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제 자신도 기대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