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제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쥐'는 '쓰리, 몬스터' '여섯 개의 시선' 등 옴니버스 영화를 제외한 박찬욱 감독의 8번째 장편영화다.
'박쥐'는 박찬욱 감독이 10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출할 때부터 기획하며 설계한 숙원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 스스로도 "내가 만든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 강조했었다. 이에 충무로에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가 친구의 아내를 탐하면서 벌어지는 치정 멜로물이다. 송강호가 신부 상현 역을 맡아 본능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연기를, 김옥빈이 송강호와 사랑에 빠지는 태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또 '복수는 나의 것'에 출연했던 신하균이 태주의 남편 강우 역을, '올드보이'의 오달수가 영두 역을 맡는 등 그동안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또 충무로의 든든한 대들보 김해숙이 태주의 시어머니 라여사를 맡아 독특한 연기를 선보였다.
올해 충무로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박쥐'는 화제 속에 개봉했지만 관객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송강호의 성기 노출신이 꼭 필요했나,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혹평부터 박찬욱 감독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다는 호평까지 다양한 평가가 있었다.
이 같은 점은 칸국제영화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 오후 4시 30분 '박쥐'의 첫 번째 기자 시사가 열렸다. 상영 내내 폭소가 터졌으며,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또 구역질과 기절하는 기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집계한 평점에서 2.4점, 지난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와 똑같은 점수다.
'박쥐'는 타임지에서 '수상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버라이어티에서 '진정한 영감의 수혈이 심각하게 필요하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박쥐'는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고 24일 현재 2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