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내 삶의 롤모델은 션 정혜영 부부"②

김겨울 기자  |  2009.05.27 07:47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데뷔 10년 차 김정화는 이제 스물일곱이지만 여유가 있었다. 삶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철학도 있고, 그리고 바랐다. 그와의 인터뷰는 진지하면서도 재미났다.


-소통과 공감이라, 확실히 여유가 생겼나 봐요.

▶ 술을 잘 못 마셔서 예전에는 술을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요. 요즘은 술을 못해도 분위기를 타요. 술을 마시면서 깊은 이야기를 하고요. 저희 팀('잘했군 잘했어')이 회식을 자주 하거든요. 채림 언니, 승수 오빠, 기준 오빠 다들 술에 취하면 연기 이야기도 하지만 진실된 속 이야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면 연기도 잘 되고요. 최근 5개월 동안 참 많은 생각에 빠졌었죠.


- 어떤 생각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 지난 12월에 엄마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어요. '바람의 나라'를 촬영할 때였는데 촬영 끝나고 새벽 4시에 병원에 와서 힘들게 항암 치료를 받는 엄마를 보면 참 많이 슬펐어요. 그럼에도 엄마는 손톱이 까매지고 몇 차례 수술을 받아도 저한테 밝게 대해주시는 것이에요. 많이 배웠죠. 그 때 삶에 대해 돌아봤다고 해야 하나. 저는 지금의 위치가 사람들이 열광하는 배우가 아니란 것을 알아요. 20대 초반에는 어디 가나 사람들이 환영하고 나를 좋아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이제는 스타가 아닌 깊이 있는 배우로 승부하고 싶고요.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 깊이 있는 배우란 뜻이 무엇인가요?

▶ 서른이 되어가니 섬뜩한 연기자, 깊이 있는 연기자. 기독교라서 그런지 많이 의지해요. 롤 모델로는 션, 정혜영 씨가 있고요. 최고 스타가 되기보다는 내 삶이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평소에 연애할 때도 명동 길거리를 자유롭게 다니곤 했지만 지금도 모자 쓰고 다니면 사람들이 긴가민가할 뿐이지 모를 때도 많아요. 제가 김혜수, 배용준 선배가 아닌 게 다행이라는 생각? 나는 가정과 배우 일이 다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 그런 목표를 가진 계기가 있었나요? 터닝 포인트는요?

▶ 스물 셋 때부터 스물다섯 살 때였죠. 학교 다니면서 공연하고 연극은 처음 했을 때인데 체호프의 '바아냐 아저씨'에서 여주인공을 맡았죠. 그 때 연극 하는 사람들은 다들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데 저만 어린 나이에 매니저 언니가 바래다주고 하더라고요. 그 때 매니저 언니한테 말해서 버스와 지하철 타고 다니고 제일 먼저 도착해서 선배들 기다리고 커피 심부름하고, 공연 끝나면 술은 못해도 선배들하고 같이 마시고 그 때 참 많은 것을 배웠죠.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 배운 것을 들려줄 수 있나요?

▶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했는데 제가 창녀 역을 맡았어요. 매니저 언니는 저한테 그런 역 맡아도 괜찮은지 몇 번이나 물어봤는데 노출하는 장면도 없고 그냥 사랑에 대한 뮤지컬이었거든요. 그래서 도전하고 싶다고 졸랐죠. 그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제 틀에 안 맞으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랑, 경험, 성숙 이런 것들에 대한 다양함이 인정되더라고요. 스스로. 그 때 그 시간을 겪지 않았다면 지금쯤 연기를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 김혜자 선생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 보면 아무도 모르는 에티오피아 어떤 아이를 위해 애쓰는 이야기가 나와요. 거기에 보면 봉사하다가 죽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메시지가 있는데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문화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김정화 ⓒ홍봉진 기자@honggga
<협찬=투어익스프레스, 700요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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