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의 액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엉성한 CG는 극의 긴장감을 반감시켰다.
톱스타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작 '블러드'가 첫 공개됐다. '블러드'는 4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첫 기자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던 '블러드'는 일본 오시이 마모루의 만화가 원작인 액션물. 전지현은 스스로도 피를 마셔야 살 수 있는 뱀파이어 헌터 사야 역을 맡았다.
전지현이 맡은 사야는 영화의 원톱 주연이라 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여화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사야와 요괴들의 대결이 쉬지 않고 펼쳐질 만큼 액션의 비중도 높았다.
전지현은 긴 일본도를 휘두르며 여성 액션 히어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전지현은 일본도를 사용한 격투 장면은 물론 강도 높은 와이어 액션 등을 모두 소화하며 열연을 펼쳤다.
호쾌한 일본도 액션의 비중이 큰 만큼 대사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전지현은 영어와 약간의 일본어가 섞인 외국어 대사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노력한 흔적을 보였다. 세일러복을 입은 일본도 검객이라는 설정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지현의 액션을 보는 맛은 엉성한 CG 때문에 크게 반감됐다. 요괴들의 목이 잘려나가거나, 칼을 휘두를 때마다 피가 난무할 만큼 설정은 잔혹했지만 이를 표현하는 CG는 그만큼 리얼하지 않았다. 그만큼 시각적 충격도 줄었다.
실소를 자아낼 만큼 우스꽝스러운 순간도 눈에 띄었다. 피가 난무한 대결을 끝낸 전지현의 얼굴에 피가 한 방울도 묻어있지 않다거나, 여러 요괴들을 해치운 뒤에도 전지현의 흰 옷이 그대로 흰 빛을 유지하고 있다거나 하는 부분 등은 대표적인 허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달 29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 등 세계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블러드'가 한국 스타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작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 전지현의 연기에 대한 평가와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객의 선택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