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마법이 이번에는 안 통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1주 천하에 그쳤다. 개봉 첫 주 압도적인 기세로 박스오피스 1위를 장식했지만 2주차 들어 1위 자리를 할리우드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2'에 내준 것이다.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더'는 2주차 주말 49만 9399명을 동원해 215만 2187명이 관람했다. 외형상 수치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주말 스코어가 '박물관이 살아있다2'(81만명)에 많이 뒤처지고, 개봉3주차인 '터미네이터4'보다 낮다는 것.
특히 '터미네이터4'는 '마더'에 1위 자리를 내줬던 터다. 이는 '마더' 뒷심이 '터미네이터4'보다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더'의 이 같은 모양세는 4월말 개봉했던 '박쥐'와 닮았다. '박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 칸영화제 초청 등 개봉 전 갖가지 화제를 모았다. 예매율도 상당했으며 개봉 첫 주에 관객이 극장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2주차부터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가 입소문이 돌면서 관객이 큰 폭으로 줄었다.
'마더' 역시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김혜자 원빈의 조합, 칸영화제 초청 등 숱한 화제를 모으며 개봉했다. 관객의 큰 관심 속에 '마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최단시간 100만 돌파(4일)와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 200만 돌파(10일)를 이뤘다.
그러나 '마더' 또한 관객의 입소문이 돌면서 흥행 속도가 완만해진 것은 사실이다.
'마더'와 '박쥐'의 이 같은 흥행은 여러 면에서 주목된다. 완투를 예상했던 최고의 승부사들이 5회까지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준 꼴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객의 행보가 언론과 평단의 평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평이 엇갈렸던 '박쥐'와는 달리 '마더'는 거의 대부분 언론에서 호평했으나 관객은 두 영화에 비슷한 선택을 내렸다. 2007년 '디 워'가 평단과 관객의 선택이 정반대로 갈렸던 것과 비견된다.
'마더'가 '박쥐'처럼 관객이 극적으로 줄지는 않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박물관이 살아있다2'가 전체관람가인 반면 '마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데도 관객이 끊임없이 찾고 있다.
또 '마더'는 여전히 평일 관객과 예매율이 여전히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마더'가 평단과 관객평의 불일치를 뚫고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