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신양이 고액 출연료 사건 이후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섰다.
박신양은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영화 '킬리만자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신양이 지난해 12월 드라마 고액 출연료 파문 이후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박신양은 일본 팬미팅에 참석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뜻을 드러냈을 뿐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박신양은 이날 "현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영화도 많이 찍고 TV 드라마도 많이 하고 싶다며"29살 때까지 연극이 아니면 연기를 어디서 해야 할지 몰랐다. 아직도 영화나 TV나 모두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매일 99%의 마음과 생각은 연기하는 것, 영화하는 것뿐이다 항상 시선이 본론에서 벗어나 있다"며 "인간적인 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신양은 오랜만에 관객과의 만남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관객의 질문에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주었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박신양은 연기 변신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박신양은 "배우는 변신 로봇이 아니다. 캐릭터로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 것 재미있지만 목표가 변신에 있으면 안 된다"며 "작품에 적합한 연기를 해야 한다. 자기 기술만 뽐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박신양은 영화 '킬리만자로'에 대해 솔직히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오승욱 감독이 당시 상황을 전하자 하나씩 기억을 떠올려 나갔다.
박신양은 "처음으로 1인 2역을 시도해봤다. 어색하면서 묘미가 있었다"며 "이후에 '범죄의 재구성'에서 또 1인 2역을 했다. '킬리만자로'는 연습과 같은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생각보다 모든 점에서 호흡이 길었다. 준비기간과 촬영기간 동안 내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오승욱 감독은 "영화는 촬영장의 공기가 아닌 구체적인 사실을 찍는 것이다. 경찰봉을 가지고 때리는 장면에서 박신양의 기가 그 공간을 감쌌다"고 말했다.
이어 "박신양이 그 장면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발산해 탈진했었다"며 "공기를 찍을 수 없었지만 그 열기가 필름에 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0년 5월 개봉한 '킬리만자로'는 '8월의 크리스마스' '초록물고기' 등의 각본에 참여했던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으로 당시 '편지' '약속' 등으로 스타로 주목받던 박신양을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