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소나타에서 페라리까지, 자수성가했죠"(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06.16 10:20
배우 이범수 ⓒ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이범수 ⓒ 송희진 기자 songhj@


영화 '킹콩을 들다'는 이범수의 역도 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범수가 역도 은메달리스트인 윤진희 선수와 역도 국가대표코치인 염동철 코치에게 직접 훈련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범수가 두 달 동안 공들여 만든 매끈한 몸매는 이범수의 역도 성공기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화 속 이범수는 역기를 딱 한 번 든다.

오프닝에서 이범수가 맡은 역도선수 이지봉이 88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치는 시합 장면이 전부다. 분량은 대략 2분? 부상으로 쓰러지는 터라 이범수의 몸이 보이는 순간은 불과 30초 정도에 불과하다. 그는 이 30초를 위해서 두 달간 근육질의 몸을 만들었다. 이범수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직 배에 식스 팩이 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식이요법 없이 하는 운동은 1/2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운동할 때에는 아침에 바나나를 먹고 점심에는 닭 가슴살 등을 먹었다. 바나나만 매일 먹는 것은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달 후부터는 목욕을 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 내 몸이 느껴졌다."

이범수는 올해 초 한 남성잡지에서 근육질의 몸매를 과시했다. 6주 만에 만든 매끈한 몸은 '버럭범수'에 이어 '몸짱범수'를 탄생시켰다. '몸짱범수'가 스스로 패배감에 좌절했다가 다시 역도 꿈나무를 키우는 선생님으로 거듭나기까지, 이범수는 달라지는 몸의 변화로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줬다.


영화선택 기준? 인간냄새 나는 연기를 찾아서

이범수는 사람 냄새가 난다. 언제부터인가 이범수는 코믹 연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는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받아주는 남자 주환을, 드라마 '온에어'에서는 돈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더 중요시 여기는 매니저 장기준을 연기했다. 그가 이번에는 올림픽 꿈나무를 키우는 역도선수 이지봉을 맡았다. 자신의 아픔을 감추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연기로 관객을 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작품 선택의 제일 첫 번째 기준은 '인간냄새가 나는가'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과 맞붙어도 자신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샤이아 라보프 등 배우와 감독 등이 내한했을 때의 지각행태 등에 관한 뉴스를 봤다. 그것은 한국배우가 봐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고사:피의 중간고사'도 '다크나이트'와 맞붙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자신 있다."

배우 이범수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이야기해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준다.

"두 번째 선택 기준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다. 단순히 연기를 하는 작품은 원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첫 역도 영화고, 신인들과 함께 해 스스로 자극이 됐다. 그들 이 열심히 하는 열정, 그 연기에 대한 열의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배우 이범수 ⓒ 송희진 기자 songhj@ 배우 이범수 ⓒ 송희진 기자 songhj@


자수성가했죠! 중고 소나타에서 페라리까지

배우 이범수를 보면 곱게 자랐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가 하얀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옥수수알처럼 고른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을 때는 보는 이의 마음이 훈훈해진다. 그에게서 사랑을 잃은 고독감, 상처와 연민 그리고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순수하게 자랐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 이후에 집의 도움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아버지가 북한 출신이라 더욱 더 강하게 키웠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는 서운했지만 지금은 그 점이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고 한다.

이범수의 차는 빨간색 페라리 오픈카다. 남자들의 로망인 빨간색 페라리 오픈카. 그러나 그의 첫 차는 중고 소나타였다. 그야말로 스스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차는 남자들의 로망이 아닌가? 첫 차는 중고 소나타였다. 집에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몰래 샀던 기억이 있다. 지금 차는 빨간색 페라리다. 집에 도움을 한 번도 받지 않 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게 너무 기쁘다"

좌절? '슈퍼스타 감사용' 돌아가도 다시 똑같은 선택할 것

이범수에게도 '킹콩을 들다'의 이지봉처럼 정상에서 좌절했던 때가 있다. 2004년 출연했던 '슈퍼스타 감사용'이다. 꿈을 던진 패전투수,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이 그 꿈을 닮아가는 감사용을 매끄럽게 그려냈다. 제작비 55억원이 투입돼 숨 막히는 야구 경기 장면, 서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그렸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처음에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나 때문인가? 마케팅 때문인가? 당시 차승원 주연의 '귀신이 산다'와 맞붙었었다. 자신이 있었는데 흥행에 실패해 아쉬움이 컸다."

당시 이범수는 '싱글즈' '오!오브라더스' 등으로 연타석을 날린 때다. 이범수가 스타파워가 없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그러나 그는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차피 영화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겠나? 다시 돌아가도 '귀신이 산다'가 아니라 '슈퍼스타 감사용'을 선택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스타파워를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작품이 좋다면 성공한다는 자신이 있다. 이번 '킹콩을 들다'도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의 이 같은 믿음은 작품에 대한 신뢰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믿음이었다. 사람의 삶은 헛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 실패처럼 보이는 것이 다음에 다가올 승리의 싹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배우 이범수가 좌절하지 않고 정상을 지키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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