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출동SOS24' MC 김일중(왼쪽)-'VJ특공대' MC 이정민 아나운서
막장 드라마에 이어 예능도 막장 시대란다. 그런데 여기 '막장 예능'보다 더 독한 놈들이 있다. 바로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의 등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동시간대 1위를 지키는 SBS '긴급출동 SOS24'(이하 'SOS24')와 KBS 2TV 'VJ특공대'다.
지난 16일 방송된 'SOS24'는 13.9%(TNS, 이하 동일기준), 19일 방송된 'VJ특공대'는 13.5%의 전국일일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SOS24'는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와 'PD수첩'을, 'VJ특공대'는 SBS '절친노트2'와 '섹션TV연예통신'을 누른 것이다.
특히 두 프로그램은 줄곧 동시간대 1위를 고수하며 공익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으레 교양프로그램하면 예능프로그램보다 시청 우선순위에서 밀리던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SOS24'가 사회 곳곳에서 가진 게 없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자들의 사연으로는 분노를, 약자를 괴롭힌 악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권선징악'의 맛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누구나 갖고 있는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것은 당연하다. 함께 울고 웃는 사이 어느새 시청자는 'SOS24'만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다.
매회 등장하는 사연도 참 독하다. 우리 주변에 억울하게 고통 받는 사람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처절한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최근 기자와 만난 SBS 예능국 PD는 "'SOS24'를 보고 있으면 어디서 그렇게 억울한 사람을 찾았을까 신기할 정도"라며 "막장 예능 시대라지만 'SOS24'만큼 강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한 강도를 따지면 'SOS24'를 이길 예능 프로그램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이 PD는 "'SOS24'는 어떤 시간대 가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SOS24'와 성격은 다르지만 'VJ특공대'도 자신만의 색깔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네 사이에 묻혀 있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해 주고 있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맛집과 그와 얽힌 사람들의 사연, 시대 변화에 따라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수산시장의 생존기 등 그야말로 살아있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뿐인가. 금요일이라는 요일적 요인에 맞춰 뜨내기 손님까지 포용하는 내용 구성은 맞불을 놓겠다며 달려드는 타사 예능프로그램들을 차례차례 해치우고 있다.
24일 SBS 예능국 관계자는 "교양과 예능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요즘 교양프로그램의 진화가 때론 예능프로그램을 위협할 정도"라며 "'SOS24'와 'VJ특공대'는 교양의 특성을 잘 살린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