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짓말' 아침극의 블록버스터, 화려한 종영①

[스타리포트]

김현록 기자  |  2009.07.10 08:28


아침 드라마의 블록버스터, MBC 일일드라마 '하얀 거짓말'(연출 배한천 이민수, 극본 조은정)이 10일 화려하게 종영한다. 지난해 12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하얀 거짓말'의 최고 시청률 23.4%(TNS미디어코리아 전국일일시청률 집계). 아침드라마로서는 드물게 전체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연장을 거듭한 끝에 169회로 아쉽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셈이다.


시청률은 20%대였지만 점유율은 무려 50%를 넘나들었다. 점유율만으로 따지면 MBC '선덕여왕'이나 SBS '찬란한 유산' 등 최고 인기 드라마를 넘어설 때도 많았다. 이 시간대 TV를 켠 주부 시청자들의 절반 이상이 '하얀 거짓말'과 함께했다는 뜻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아침드라마의 시청률 25%는 밤 드라마로 따지면 50%를 훌쩍 넘는 인기"라고 설명했다.

'하얀 거짓말'은 아침드라마의 블록버스터라 표현이 결코 아쉽지 않은 작품이다. 일단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신은경과 김해숙, 김태현, 김유석, 임지은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연기력을 뽐냈다. 엇나간 모성을 그린 극적인 스토리도 흡인력을 발휘했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에서 비껴간 탄탄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모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 중첩된 복수 속에서도 개연성을 잃지 않는 이야기 구조는 '하얀 거짓말'을 다른 아침 드라마들과 확실하게 구분지었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자폐아 아들 형우(김태현 분)을 위해 아들이 좋아하는 간호사 은영(신은경 분)을 짝지우려는 재력가 신여사(김해숙 분)의 맹목적인 사랑이 있었다. 여기에 사랑했던 남자 정우(김유석 분)에게 버림받은 여인 은영의 복수, 은영이 남편의 옛 연인임을 알게 된 정우의 아내 나경(임지은 분)의 복수, 은영을 배다른 동생의 아내로 들인 의붓어머니 신여사에 대한 정우의 복수가 중첩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복수극은 극에 대한 흥미를 더했다.

무겁고도 처연한 이야기를 실감나게 끌고 간 배우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신은경과 김해숙은 '역시'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꽉 찬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침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 신은경은 배신과 복수, 음모 속에서 몸부림치는 여인 은영을 절절하게 그렸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며 중견배우 전성기를 주도중인 김해숙 역시 소름끼치는 어머니의 모정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두 사람의 불꽃 튀는 대결에 시청자들마저 숨을 죽였을 정도다.


다른 일등공신도 있다. 자폐아 형우 역의 김태현은 '하얀 거짓말'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과시하면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김태현은 자폐아 연기로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브라운관 바깥에서도 매력적인 훈남으로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임지은의 실감나는 악녀 연기도 돋보였다.

MBC드라마국 기획개발센터의 최용원 부장은 "아침 드라마란 남편과 자녀에게서 벗어난 주부들이 편하게 사회적 금기의 내용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소프 오페라"라며 "'하얀 거짓말'은 가족의 틀 안에서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주제로 다루면서 자극적 소재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대신 감동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슬픈 해피엔딩'이라고 평가받은 드라마의 결말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사랑에서 출발한 만큼 복수가 아닌 용서와 화해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주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아쉬운 종영을 맞은 '하얀 거짓말'의 여운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얀 거짓말'의 후속으로는 김규리 이지훈 주연의 '멈출 수 없어'(극본 김홍주·연출 김우선)가 오는 13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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