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연기는 마라톤, 여유를 배웠다"(인터뷰)①

김수진 기자  |  2009.07.22 06:30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당시 30여 편의 작품에서 출연섭외를 받았다. 어깨에 힘도 들어갔고 내가 잘 나 보이기도 했다. 자제했다.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1년이라는 공백이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다. 당시 그 여세를 몰아쉬지 않고 일을 했다면 더 좋은 것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답이 아니다. 1~2 작품하고 그만둘 것도 아니고,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다. 천천히 가고 싶다. 연기는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한다. 여유를 배웠다."


22살, 별을 쏘아 올린 청년의 고백이다. 정일우다. 2006년 영화 '조용한세상'을 통 해 조용하게 연기자로 데뷔했다. 그해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윤호를 연기하며 혜성급 신예로 급부상했다.

10대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여심을 흔들어놓았다. 당시 정일우의 행보에 연예계 안팎에 주목했다. 그의 선택은 영화 '내사랑'. 이 영화에서 정일우는 사랑에 순수한 청년이라는 이미지를 더했다. 그리고 올해 MBC '돌아온 일지매'로 사극에 도전했다.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하는 '반항아' 이윤호를 기 대했던 시청자에게 낯선 모습이었다. 업계 안팎의 기대와는 달리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그에게 독이 아니었다. 한층 성숙하고 여유로워지는 자유를 얻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고 정일우는 자평했다.


다음 달 18일 정일우가 현대극으로 돌아온다. 3년 만이다. KBS 2TV 새 수목미니 시리즈 '아가씨를 부탁해'(극본 윤은경, 김은희·연출 지영수)가 무대다. 벌써부터 정일우의 팬들은 술렁이고 있다. 재벌 2세 인권변호사를 연기하는 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기대감은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21일 정일우를 만났다. 예상은 적중했다.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닌 모습만큼이나 하 얀 도화지다. '반항아' 이윤호도, 일지매도 아닌 순수한 미소를 지닌 22살 꿈을 하 늘 높이 쏘아 올린 청년이었다. 긍정의 기운이 넘쳐흐른다. 육체와 정신이 건강한, 바른생활 사나이인 그다.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전작인 '돌아온 일지매' 시청률 아쉽지 않았나.

▶사실 첫 주연이라서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다. 막상 방송 나가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 오기가 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나이도 어린데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거나 촬영장에서 표정이 나쁘면 그 직업을 계속 해선 안 된다. 너 자신과의 싸움이다"라고.


마지막 신, 마지막 장면까지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 후회가 없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 작품이라서 황인뢰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가씨를 부탁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다. 1년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아마 기획단계였을 것이다. 재밌는 드라마라는 생각이었다.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되서 기쁘다. 너무 좋은 건 든든한 두 버팀목이다. 너무나도 친한 (윤)상현이형과 윤은혜 선배님이 있어서 좋다.

내 역할 최선을 다하겠지만 선배님들과 한다는 점에서 즐겁다. 더불어 로맨틱코미디도 하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윤은혜의 2년 만에 안방 복귀작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속상하진 않나.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다. 윤은혜 선배님은 성격도 털털하고 착하다. 최근 진행된 첫 대본 연습 때 분위기가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분위기가 좋다. (윤)상현이형 덕이다. 촬영은 시작 안했지만 기대된다.

-현대극 복귀 소감이 궁금하다.

▶굉장히 즐기면서 임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거침없이 하이킥'이후 오랜만에 현대극이라 설렌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아가씨를 부탁해' 시청률은 얼마나 기대하나.

▶'돌아온 일지매' 때는 걱정했다. 예상은 못하겠다. 하지만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다. 경쟁작인 SBS '태양을 삼겨라'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들었다. '태양을 삼겨라'를 모니터할 생각이다.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윤은혜, 윤상현과의 연기호흡은 어떨 것이라 예상하나.

▶윤은혜 선배님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성격이 굉장히 털털하고 착하다. 첫 대본연습이라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윤상현 형과의 인연은 5년 전이다. 상현이형과 함께 연기지도를 받았다. 당시 함께 수업을 받은 연기자들 모두 친하게 지내고 있다. 통닭집, 노래방 등에서 친분을 쌓은 사이다.

첫 대본 연습당시 자신의 분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사를 다 맞춰주고 많은 대화를 통해 논의도 했다. 기대된다.

-'아가씨를 부탁해'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얻고 싶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느 작품이든지 한 작품 한 작품 깨닫고 느끼는 바가 많다. 이 작품도 얻는 게 많을 것 같다.

-극중 재벌 2세다. 캐릭터는 마음에 드나. 또 실제 모습과는 어떤가.

▶실제 모습과의 많이 비슷하다고 느낀다. 하하. 농이다. 일단 캐릭터는 내가 그 인물에 몰입하면서부터는 나와 일체가 된다. 사실 대본을 받았을 때 실제 내 나이보다 많아서 부담이 됐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연기해보니 내 나이보다 많은 나이를 연기하는 것도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에게 한마디 해 달라.

▶가볍고 즐거운 드라마다.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무겁고 부담스럽지 않은 나의 모습을 다시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3년 만에 현대극이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찾아갈 것이다. 또 다시 나의 매력을 만들어가겠다. 아부해야죠. '아가씨를 부탁해'를 줄여서 내가 '아부해'라고 표현했더니 많은 팬 분들이 재미있어하시더라. 하하.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 2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 2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대하듯이 나도 너무 기대된다. 김병욱 감독님의 시트콤은 내가 어릴 때부터 즐겨보던 작품이다. '순풍산부인과', 'LA아리랑' 등 어느 작품 하나 기대에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굉장히 기대된다. 이순재 선생님도 출연하신다고 들었다. 꼭 챙겨서 볼 생각이다.

-열정을 불태울 나이, 연애사가 궁금하다.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나지는 게 아닌 것 같고, 또 안 만나야지 한다고 안 만나는 게 아닌 것 같다.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는 것 같다. 연인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절친' 이민호의 격려는 없었나.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해라고 하더라.

-두 사람이 한 작품에 출연하는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나.

▶30세 전후로 생각한다. 둘이 약속했다. 그 약속이 지켜질 것 같다.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정일우 ⓒ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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