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PiFan 위원장 "감독 구혜선에 감사한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09.07.22 15:08


한상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집행위원장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행복한 얼굴이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PiFan이 그의 바람대로 제2의 도약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올해 PiFan은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연일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외 게스트가 영화제를 갈수록 빛내고 있다. 구혜선 장나라 김흥수 등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올해로 2회를 맞은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 네트워크(NAFF)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괴물2'가 싱가포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00만 달러를 유치한 것도 NAFF를 통해서 이뤄졌다.

한 때 내홍에 휘말리기도 했던 PiFan으로서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영화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상준 위원장과 20일 부천 고려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6일 개막한 이래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작년에는 비가 오면 많이 걱정하곤 했다. 항상 이맘때면 비가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날씨로 인한 악영향이 적은 것 같다.


-NAFF가 올해 2회째를 맞으면서 영화제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른 것 같은데.

▶NAFF가 올해 2년째인데 프로젝트 마켓으로서 성과가 많다. 서극 부인이자 홍콩영화계의 대모로 불리는 시남생을 비롯해 각국의 장르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장르 영화 펀딩 프로젝트다 보니 각국의 관심이 큰 것 같다.

-올해는 영화제가 전반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은데. 관객 참여도도 높고.

▶개막식에 온 배우들도 크게 늘었고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블로그 등을 보면 올해는 일찍 준비하지 않으면 매진된다는 내용이 많다. 이런 삼박자가 막연하지만 NAFF 덕이 아닐까 한다. NAFF 덕에 영화제 위상이 덩달아 올라간 것 같다.

-구혜선을 비롯해 올해는 예년보다 영화제를 찾은 배우들도 많다. 아무래도 관객 호응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배우들을 초청하는 것이다. 배우와 영화인들의 참석이 그동안 저조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배우와 영화인들이 우리 영화제에 참석하는 게 서로가 플러스가 되는 방향을 유도했다.

올해는 NAFF로 한국영화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호러 영화가 많은 탓인지 배우들의 영화제 참석도 많이 늘었다. 구혜선의 경우 감독으로 이번 영화제에 단편영화를 출품했다. 영화도 일정 수준 이상이었다. 특히 본인이 배우로서 오는 게 아니라 감독으로서 오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개막식도 그렇고 관객과의 대화도 열심히 했고, 영화제가 추구하는 '윈윈' 노선과도 맞은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PiFan이 올해로 13회째다. 공포영화의 상징과 같은 숫자라는 점에서 재도약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영화제가 커지고 안정화되면서 시스템도 역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올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포영화와 판타지 영화가 늘었다. 그래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초청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마니아들에게 믿음을 준 것 같다. 올해는 한국에로영화 특별전을 비롯해 다양한 시도를 해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술적인 문제로 상영관에 빈자리가 생긴다는 점이다. 밖에서는 못 들어가서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석이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 또 인물에 포커스를 맞춘 기획이 적었다는 게 아쉽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를 초청해 특별전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무산됐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 영화제들의 예산이 많이 줄어드는 등 영화제 전반이 고초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PiFan이 지향할 바가 있다면.

▶부천영화제는 적자가 안나는 영화제 중 하나다. 그게 우리 영화제의 제일 큰 힘이기도 하다. 내실있고 안정적인 영화제라는 점이 우리의 장점이다. 앞으로 몇년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부천시와 상의해서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PiFan이 지금보다 더욱 인정받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면.

▶좋은 영화찾기와 영화제 자체의 힘을 늘려야 한다. 올해 매진행렬이 이어진 것처럼 관객이 영화제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우와 영화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영화제에 오는 게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역량을 늘려야 한다.

-한국영화와의 연계는 어떻게 되나.

▶'도살자'가 우리 영화제를 통해 외국에 소개되고 미국에서 개봉을 하게 됐다. 그런 것처럼 우리 영화제를 통해서 외국 영화인들에 소개되고 배급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렛미인'처럼 우리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영화들이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런 사례가 쌓이면 우리 영화제에 더욱 신뢰가 생길 것이라 믿는다.

부천영화제는 늘 개막작으로 한국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 영화제가 잠재력이 크다는 생각이 갈수록 든다. 13이란 숫자를 처음 이야기했을 때는 희망사항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도약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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