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한국판 '쿨러닝'..뻔한 전개,진한 감동①

[한국영화 빅4 따라잡기]

전형화 기자  |  2009.07.23 14:10


2009년 여름, 한국영화는 변신로봇의 공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또 마법소년과 미국판 공공의 적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한국영화들은 100억원이 투입된 영화가 세 편, 그리고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가 대기 중입니다. 스타뉴스는 각각 색깔이 뚜렷한 '차우' '해운대' '국가대표' '10억' 등 올여름 기대작 4편을 차례로 조명, 한국영화를 응원합니다.


22일 한국판 '쿨러닝'을 표방하는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제작 KM컬쳐)가 기자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국가대표'는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 등이 참여해 올 여름 화제작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국가대표'는 태극마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녀석들이 대한민국 최초의 스키점프 국가대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급조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에 미국으로 입양돼 어머니를 찾으려 돌아온 남자, 약물중독으로 스키를 그만 둔 사람,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정신 장애를 앓는 동생을 위해 군 면제를 받으려는 남자들이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얼치기 국가대표들은 맨 땅에 물을 뿌려 가면서 스키 점프를 연습하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진정한 국가대표로 거듭난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다. 94년 동계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는 자메이카에서 봅슬레이 경기에 도전하는 코미디 영화 '쿨러닝'이 세계 극장가를 강타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쿨러닝'은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의 교과서가 됐다.


'국가대표'도 '쿨러닝'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사회에서 루저나 다름없었던 청년들이 모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국가대표로 변신하는 과정, 그리고 이들이 세계무대에서 가슴 벅찬 데뷔의 순간을 갖게 되기까지가 순서대로 그려졌다.

각 캐릭터들도 전형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특히 더 독특할 수 있었던 여자 캐릭터와 러브라인이 시간에 쫓기면서 줄어든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은 이 뻔한 전개를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로 현실감을 더했으며, 특유의 절묘한 상황 코미디로 곳곳에 웃음 지뢰를 심었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쭉쭉 뻗어나가는 속도감은 '국가대표'의 가장 큰 미덕이다.


김용화 감독은 스키점프의 속도감과 하늘을 날을 때의 해방감을 드라마 전개와 톱니처럼 맞물리게 만들었다. 때문에 웃음과 감동이 파도처럼 오고간다. 동계 올림픽과 스키 점프 CG 장면은 드라마와 상당히 잘 맞물려 사실감 있으면서도 환상적인 장면을 뽑아냈다. 영화와 CG의 접목 정도는 올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 중 가장 절묘하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힘든 훈련을 이기고 실제 점프대에 선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최재욱 등은 물론, 허허실실 코치로 분한 성동일과 해설자로 등장한 조진웅은 탁월한 코믹 공력을 과시했다.

김용화 감독은 웃음과 감동, CG 세 가지 꽃놀이패로 게임의 승자가 될 것처럼 보인다. 다만 허점이 보이는 믹싱과 과잉처럼 느껴지는 음악, 그리고 신파는 사람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차우', '해운대'와 함께 수십억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 빅3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가대표'는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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