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장례치른 조영남 "유산줄 여자는.." (인터뷰)

신희은 기자  |  2009.07.24 14:38
↑ 조영남이 \'요셉 보이스와 영남 보이스\' 전시회 첫날인 21일, C·T 갤러리에서 대형 캔버스에 그린 자신의 작품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C·T 갤러리) ↑ 조영남이 '요셉 보이스와 영남 보이스' 전시회 첫날인 21일, C·T 갤러리에서 대형 캔버스에 그린 자신의 작품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C·T 갤러리)


“작품 할 때는 여자 안 만나고, 여자 만날 땐 그림 안 그립니다.”

'자유연애'를 즐기기로 유명한 그. 가수 겸 화가 조영남(64). 유서에서 "재산의 4분의 1을 만나는 여성에게 주겠다"했지만 정작 현재 만나는 이성은 없다.


평생을 가수로 살다가 화투패 작품으로 화가라는 직업을 얹은 그에게 그림은 젊은 여자와의 연애만큼 재밌는 것일까. 그만큼 열정을 다한다는 뜻일까. 이번엔 그 열정을 관 속에 넣어보았다. 지난 21일 서울 청담동 C·T 갤러리에서 열린 합작전시회 ‘요셉 보이스와 영남 보이스'에서 ‘장례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조영남은 "재산의 4분의 1은 죽을 때 내 옆에 있는 여자가 갖고, 나머지 4분의 3은 아들 둘과 딸 한 명이 똑같이 4분의 1씩 나눠가져라. 다만 내 옆에 있는 여자가 바람을 피웠을 경우 취소한다"고 대독시켜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다.


한번 관 속에 들어갔다 나온 그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성이 생기면 제대로 두 번째 장례식을 치를 생각도 있다”며 “유서와 퍼포먼스는 예술에 대한 편견과 틀을 깨고 재미있게 하고 싶어 두 달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애만큼이나 예술에서도 파격과 자유로움을 강조하는 조영남은 "그저 재미있는 예술을 하고 싶었다"며 "가족들은 미쳤다고 하지만 예술 안에서는 모든 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냥 해봤다'는 장례식 퍼포먼스에도 숨은 의미는 법. 조영남은 "비디오 아트로 유명한 고 백남준을 알아 본 거장이 요셉 보이스"라며 "(C·T 갤러리를 직영하는) 독일 클로제 갤러리에서 요셉과 합작전시를 하자는 제의가 와 흔쾌히 수락했다"고 털어놨다.

독일의 클로제 갤러리 디렉터는 "고 백남준의 파격적인 작품세계와 '쇼맨'이라 불리며 자유로운 활동을 했던 요셉 보이스, 일상 속 오브제로 눈길을 끄는 조영남은 닮은 구석이 많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영남도 "백남준이 생전에 절친한 사이였다. 백남준의 재능을 알아 본 거장이 요셉이니까 내가 죽어서 요셉을 만나러 가면 세 친구가 조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 21일 \'장례식 퍼포먼스\'에서 조영남이 이문세(50), 최유라(46) 등 지인들과 함께 조사를 낭독하고 유서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제공= C·T 갤러리) ↑ 21일 '장례식 퍼포먼스'에서 조영남이 이문세(50), 최유라(46) 등 지인들과 함께 조사를 낭독하고 유서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제공= C·T 갤러리)


이번 전시는 9월 22일까지 열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일반 갤러리에서, 7시 이후부터는 스탠딩 파티와 결합해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저녁에는 조영남이 현장에서 가로 3m, 세로 4m의 캠퍼스에 태극기를 그리는 작업을 이어간다. 파티도 즐기고 작가에게 직접 그림 설명도 들을 수 있다.

↑ 21일 조영남의 장례 퍼포먼스를 본 낸시랭(31)이 관 속의 조영남을 본 뜬 석고 인형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C·T 갤러리) ↑ 21일 조영남의 장례 퍼포먼스를 본 낸시랭(31)이 관 속의 조영남을 본 뜬 석고 인형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C·T 갤러리)


조영남은 전시가 끝난 사흘 후인 9월 25일, 중국 미술의 중심가 '789 갤러리 타운'의 'SZ 센터'에서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단독 전시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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