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지현 ⓒ송희진 기자 songhj@
"난 할리웃룩∼"
유명 휴대전화의 CF의 한 장면은 오로지 그녀의 것이었다. 신인배우 김지현(24). CF속 그녀가 진 미니스커트에 화이트 티셔츠, 검정 재킷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늘씬한 맵시를 과시한 시간이 2초나 됐을까? 그러나 그 짧은 순간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조리 빼앗았다.
"그렇게 알아봐주기 시작하시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잘 봤다는 연락도 많이 받고. 무엇보다 포털사이트에서 '할리웃룩 김지현'이라고 검색이 되는 거예요. 제 이름이 그렇게 걸리는 것 자체가 무척 신기했어요."
그렇게 광고로 자신을 알린 김지현은 최근 MBC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에 합류했다. 첫 안방극장 도전이다. 극중 젊은 유부남 아빠를 연기하고 있는 최다니엘에게 남다른 시선을 보내는 21살 말괄량이 민주 역이다.
얼굴은 곱지만 괄괄한 성격에 남자처럼 거친 면도 있는 아가씨다. 극중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은 김지현은 안 그래도 짧았던 머리를 숏커트로 싹둑 자르고 나간 오디션에서 당당하게 역할을 따냈다. '이거다!' 하는 역할에 승부를 걸었던 당찬 그녀를 연출자가 대번에 알아본 셈이다.
"역할에 짧은 머리가 어울릴 것 같아서 미리 자르고 갔어요. 잘 차려입지 않고 일부러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치고 운동화를 신었죠. 떨려도 안 떨리는 것처럼 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선머슴 같아 보이는 게 저밖에 없었나보죠. 사실 성격도 많이 닮았어요."
이렇게 적극적인 김지현이지만 첫 출발은 우연이나 다름없었다. 아는 잡지 관계자 덕에 펑크난 모델을 대신해 우연히 화보를 찍었고, 이후 에이전시로부터 콜을 받아 여러 CF를 찍었다. '할리웃룩' 광고도 김지현이 출연한 여러 CF 중 하나다. 참고로 그녀의 세련된 패션은 대개 동대문 쇼핑을 통해 건진 아이템 덕분이라고.
탤런트 김지현 ⓒ송희진 기자 songhj@
V라인 얼굴과 늘씬한 몸매, 이국적인 느낌까지 주는 독특한 얼굴은 그녀가 단기간에 CF스타로 발돋움하는 데 큰 재산이 됐다. 개정 만접의 마스크는 '완전 자연산. 김지현은 "예쁘다고 못하니까 사람들이 특이하다고 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오디션에서 보여줬던 것 같은 다부진 의지와 신세대다운 당당함이다. "제가 하는 연기를 보는 분들이 '쟤는 정말 저런 성격인가봐'라고 할 만큼 역할에 딱딱 붙는 배우"를 꿈꾼다는 김지현.
수많은 동명이인 김지현 때문에 개명까지 고려했다는 그녀는 "열심히 노력해 가장 유명한 김지현이 되겠다"며 앵두같은 입술을 앙다물어 보였다. 그녀의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