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힘들었던 과거, 이젠 다 날리고 싶다"(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09.07.31 08:28
김경호 ⓒ사진=마루아라 엔터테인먼트 김경호 ⓒ사진=마루아라 엔터테인먼트


한 때는 예능인으로 주목 받던 로커, 하지만 누구보다도 록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로커 김경호가 돌아왔다.

김경호는 최근 9.5집 '얼라이브(Alive)'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데려오고 싶다'로 활동 중이다. 2007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라는 병을 앓으면서 잠시 활동을 쉬었던 김경호는 수술을 통해 완벽히 회복된 몸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섰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덕분에 더 강해진 김경호에게는 알 수 없는 비장한 각오까지 느껴졌다.


"몸이 아팠다거나 성대 결절을 앓았다거나 했던 과거를 다 날려버리고 싶은 음반이에요. 사실은 전곡 모두 '달리는' 음반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잘 조절하려고 애썼죠. 예전의 기량을 못 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음반 제목도 '얼라이브'라고 지었어요. 하하."

오랜 시간 로커로서 자신의 음악을 고집해온 김경호인 만큼 지난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인디 밴드 열풍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터였다. 그는 인디음악의 부흥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에 따른 폐단에 대해서도 짚어냈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 소위 인디 1세대라고 하는 친구들이 인디 밴드 음악을 대중적으로 많이 끌어올려놨죠. 하지만 그 이후 차세대 밴드가 나오지 못했어요. 지금 인디밴드라고 지칭하는 친구들 중에는 자기들이 인디신을 주도하는 양 행동하는 팀들이 많죠. 하지만 묵묵하게 음악 잘 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중요한 건 자신들의 음악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거죠. 인디가 부흥한다고 무조건 자기들을 알아달라는 건 말도 안 돼요."

또한 김경호는 최근 아이돌 위주의 음악이 대세를 이뤄 다양성이 사라진 가요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 동고동락해온 동료들에 대한 걱정은 평소 김경호가 가진 고민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끔 동료들을 만나면 '무대에 서고 싶은데 허락되는 무대가 없다'는 스트레스를 털어놓더라고요. 그런 동료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우리끼리 뭉치자'고 생각해요. 조인트 형식의 공연이나 음반 활동 등을 통해서 이슈 몰이를 하는 거죠. 서서히 멤버들을 늘려서 1년에 두, 세 차례라도 좋으니 잼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예전에는 배고파도 음악을 했는데 지금은 투자하지 않으면 멋진 공연을 할 수가 없어요. 그런 부담감이 생기는 거죠. (윤)도현이 같은 경우는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음악을 할 수 있는 자기만의 힘을 키워왔잖아요. 전국 투어 내내 자신의 사단을 만든 게 부럽더라고요."

부활의 김태원, 김종서 등 로커들이 예능 늦둥이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 고음을 앞세운 개인기로 한발 앞서 예능계에 몸담았던 김경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7집 때 예능에 출연하면서 스스로 무너졌었다고 생각해요. 알아보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다들 그냥 보고 웃더라고요. 전 음악 하는 사람인데. 또 TV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니까 존재감은 생겼지만 오히려 공연에 오는 사람이 줄었어요. 스케줄도 많다 보니 성대결절도 오고. 그래도 또 하게 되면 해야겠죠."

어느덧 데뷔 15년 차 가수가 된 김경호. 그가 지난 세월을 돌이켜봤을 때 잃은 것과 얻은 건 무엇일까.

"무언가를 잃었다고 생각했다면 가수 계속 못했을 거에요. 얻은 게 오히려 많죠. 후배, 사람, 돈. 음악 하면서 얻은 게 꼭 부모님 품 같고 고향 같아요.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는 한 계속 음악은 하고 싶어요. 또 아직은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얻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김경호가 더 하고 싶은 일은 뭘까. 혹시 자신의 뜻을 이어갈 진정한 로커를 키우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진 않을까 했더니 손 사레를 친다.

"저는 후배 양성하는 건 좋은데 제작은 별로에요. 제작하는 데에는 또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대신 아카데미를 하나 세우고 싶다는 바람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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