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E.S, 동방신기(위부터)
5인조 동방신기가 데뷔 만 5년 만에 그룹 존속과 관련 최대 위기에 봉착하면서,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SM이 탄생시킨 인기 아이돌그룹 간의 '징크스'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징크스는 바로 SM에서 선보인 아이돌그룹들 중 최고 인기를 누린 것으로 평가받는 팀들의 경우, 데뷔 만 5년째 되는 해에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90년대 중후반과 200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를 장악했던 5인조 아이돌그룹 H.O.T와 3인조 걸그룹 S.E.S도 이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동방신기 역시 데뷔 만 5년째가 되는 올 해 멤버들 간에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해체 위기에까지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희준 토니안 장우혁 강타 이재원의 H.O.T는 지난 1996년 '전사의 후예'로 데뷔했다. 이후 발표하는 앨범마다 100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5년여 간 그야말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데뷔 당시 모두 10대였던 멤버들이 20대 초중반에 접어든 지난 2001년 공식 해체를 선언,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해체 선언 직후 H.O.T 멤버 중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은 SM을 나와 jtL을 결성, 곧바로 활동 재개에 돌입했다. 문희준도 H.O.T 해체 뒤 한 동안 SM에 머물다 결국은 다른 소속사로 둥지를 옮겼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강타만이 현재까지 SM에 남아 있는 유일한 H.O.T 멤버이다.
지난 1997년 '아임 유어 걸'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바다 유진 슈의 '원조 요정 걸그룹' S.E.S도 지난 2002년 공식 해체 했다. 세 멤버들도 시간 차를 두긴 했지만, 현재는 모두 SM을 떠난 상태다.
지난 2004년 초 '허그'로 데뷔한 후 현재까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도 활동 개시 5년째가 되는 올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동방신기 멤버들 중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3명은 지난 7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태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하지만 동료 멤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번 소송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향후에도 SM과 함께 할 예정이다.
이렇듯 동방신기 멤버들이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함에 따라 그룹 존속 자체까지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동방신기 역시 '5년 해체 징크스'에 휩싸일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수의 가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이돌그룹의 경우 데뷔 초반부터,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키며 짧은 시간 만에 가요계 정상에 서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데뷔 만 5년여가 되면 경험과 저력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정상의 인기'는 팀을 해체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도 작용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향후 활동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고, 진로에 대해 멤버들 간에 생각 차도 발생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들은 데뷔 직후와는 달리 만 5년째 정도 되면, 소속사 내에서 발언권을 가질 만한 위치에 서는 게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일부 멤버들은 활동 방향 및 스케줄과 관련, 소속사와 이견을 보이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 점 역시 아이돌그룹이 데뷔 만 5년째 즈음, 잦은 해체를 하는 또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웅재중 시아준수 믹키유천 등 3명은 자신들이 주축이 돼 벌이고 있는 화장품 사업과 관련, 여러 부분에서 SM 측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한국 가요계에서 SM은 가요기획사의 대형화와 시스템화를 가장 먼저 실현힌 회사"라며 "SM은 이런 강점을 배경으로 인기 아이돌그룹 다수 탄생시킨 '아이돌그룹 양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인기 아이돌그룹을 다수 탄생시켰던 SM이기에 역설적으로,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자사에서 탄생시킨 아이돌그룹이 데뷔 만 5년째를 맞을 때 해체에 이를 경우도 자주 봐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M과 동방신기가 '5년 해체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SM 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적극적인 방법을 취할 것임을 선언해서다.
SMㅍ측은 1일 새벽 1시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이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7월 31일 법원에 접수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당사는 매우 안타깝고 당혹스러우며 현재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SM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사는 동방신기가 개인 혹은 일개 기업만이 아닌 국가 및 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동방신기의 활동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또한 당사는 화장품 회사와 관련해 발생한 이번 문제에 대해 조속히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