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해운대', '개싸가리'가 된 이유는?②

전형화 기자  |  2009.08.03 09:44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13일만에 500만명을 동원한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처음으로 500만 고지를 밟는다.

'해운대'의 놀라움은 단순히 500만명을 동원한 데 있지 않다. 거대한 물량에 가려서 잘 느껴지지 않지만 '해운대'는 뒷심이 무서운 영화다. 통상 블록버스터의 경우 개봉 첫 주에 가장 많은 관객이 드는 법이다. 하지만 '해운대'는 개봉 당일 19만명이 찾은 반면 2주차 월요일에 30만명이 든 뒤 2주차 평일 내내 30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통상 토요일 관객이 일요일보다 많은 법인데 '해운대'는 개봉 첫 주 일요일 관객이 더 많았다.

영화계에서 대박의 신호로 꼽는 이른바 '개싸가리'(개봉 뒤로 갈수록 관객이 더 늘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일본어에서 비롯된 영화계 은어)가 터진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 30~40대 관객, 특히 주부층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색,계' 때 주부층이 평일 낮에 움직였는데 '해운대'에서도 그런 현상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12세 관람가인 '해운대'에 가족 관객이 몰리고 있는 것도 흥행 몰이에 일조를 하고 있다. 또 서울에 이어 가장 큰 관객 동원력을 갖고 있는 부산에서 '해운대'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해운대'가 이처럼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관객몰이는 하는 까닭은 뭘까?

우선 '해운대'는 '하이 컨셉트'가 확실한 영화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기본 설정은 관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기본적으로 관객과 평단이 갖고 있던 CG에 대한 불안감은 영화가 공개된 뒤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었다. 괜찮다는 입소문은 영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호기심을 극대화했다. 개봉 주 인지도는 90%에 달했지만 선호도는 80% 미만이었던 점을 볼 때 입소문이 '해운대'에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해운대에 살고 있는, 혹은 놀러온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라는 부분 역시 관객이 등장 인물과 동일시하기에 충분했다. 쓰나미를 겪으면서 갖는 전형적인 모습은 뻔한 신파지만 오히려 그 점에서 관객을 웃고 울렸다. 영화가 근본적으로 해피엔딩을 추구한 것도 장점이다. 주요 인물 중 죽는 사람은 세 사람에 불과하다. 그것도 갈등을 해결한 뒤 의미 있는 죽음이다.

초반 이후 마케팅적으로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도 '해운대' 흥행에 일조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해운대'는 CJ엔터테인먼트가 전방위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힘쓰면서 올 여름 꼭 봐야 할 영화로 포장되고 있다.

'해운대'는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장르를 개척한 영화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가 가지 않은 길을 걸었다. '해운대'가 다른 한국형 장르 영화들의 탄생에 밑거름이 될지, 아직도 많은 관객이 극장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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