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한국형 재난 영화 새로운 장 열었다③

[★리포트]

김건우 기자  |  2009.08.03 09:44


'해운대'가 개봉 13일 만에 5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 달 22일 개봉한 '해운대'는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새로운 틀을 열었다.


사실 '해운대'는 과연 무엇이 '한국형 재난영화'냐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개봉 전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과 같은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되면서 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해운대'가 선보인 한국형 재난 영화는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넣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는 대부분 가족 영화로 풀어냈다. '투모로우'의 잭 홀 박사(데니스 퀘이드 분)는 아들 샘 홀(제이크 질렌홀 분)을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고, '아마겟돈'의 브루스 윌리스는 딸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


또 가족애 외에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볼케이노'에서는 지하철 승무원이 취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

하지만 '해운대'는 우리 일상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 이야기로 가득 채웠다. 오랫동안 가슴에 품었던 사랑을 확인하는 만식(설경구 분)과 연희(하지원 분) 커플, 잊혀진 사랑을 확인하는 이혼한 부부 김휘(박중훈 분)와 유진(엄정화 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인 희미(강예원 분)와 형식(이민기 분) 등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할리우드 영화가 감정선을 단순화 시켜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완성했다면 '해운대'는 감정선이 복잡하지만 극한의 눈물과 웃음을 끌어내는 방법을 택해 신선함을 준 것이다.

앞서 한국에는 엄밀히 자연재해를 다룬 재난 영화는 없었다. 왜냐하면 한국은 지진, 해일, 화산폭발 등의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일본만 해도 '일본 침몰'과 같이 일본이 바다에 가라앉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다. 하지만 비슷한 재난영화는 다수 있었다.

2003년 '튜브'는 지하철을 탈취한 테러범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석훈 배두나 박상민 등이 주연을 맡아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큰 화제가 됐다. 지하철소재 영화라는 점에서 재난 영화와는 차이가 있지만 구조에 있어 재난영화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에 아쉬움을 남겼다.

2000년에는 도시의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대원을 소재로 한 '리베라메'와 '싸이렌'이 있었다. '리베라메'는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병원과 주유소를 포함한 세 곳에 불을 질렀고, 미국의 '분노의 역류'에서 보여줬던 콘셉트를 담아내려 했다. 하지만 스토리의 부재로 관객몰이에는 실패했다.

이들 영화들은 할리우드 영화와 차별화되지 못한 점이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관객들이 기대를 하고 갔지만 정작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 구조를 답습할 뿐, 관객들의 만족도를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또 할리우드와 현저한 차이를 보였던 컴퓨터 그래픽도 실패의 원인이 됐다.

'해운대'는 새로운 재난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차별되는 웃음과 눈물을 담았을 때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 새로운 한국형 재난영화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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