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와 '국가대표'가 한국영화 부활을 이끌고 있다.
개봉 3주차인 '해운대'는 6일 개봉 16일만에 600만 고지를 넘는다. 개봉 2주차인 '국가대표'는 5일까지 150만명을 넘어섰다.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오는 8일 각각 700만명과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두 편이 여름 극장가에서 10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올 상반기 '터미네이터4'와 '트랜스포머2' 등 할리우드 영화에 밀리던 한국영화가 힘찬 반격에 나선 것이다.
특히 두 영화는 애초 우려와 달리 '윈윈'게임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당초 영화계에서는 '해운대'가 7월23일 개봉을 확정하고 뒤 이어 '국가대표'가 7월30일 개봉을 정하자 한국영화끼리 제 살 깎아먹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국가대표'가 개봉한 뒤 '해운대' 기세에 밀려 주춤하자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2주차 들어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 첫주보다 평일 관객이 두 배 가량 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현재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나란히 관객을 끌어 모으면서 '원투' 펀치로 극장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를 박찬욱-봉준호-홍상수 등 작가 감독들이 주도했다면 여름 극장가는 윤제균-김용화라는 흥행 감독들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몇 년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관객들에게 작가 감독들의 영화와 '워낭소리' '똥파리' 등 독립영화들이 한국영화에 믿음을 줬다면 흥행 감독들이 재미라는 점에서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두 영화의 흥행은 한국영화 산업에 청신호를 주고 있다.
만일 흥행에 실패했다면 한국영화 양대 강자인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의 영화 사업에 큰 타격을 줬을 게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두 영화의 흥행은 하반기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을 개봉 예정인 '내사랑 내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호우시절' 등을 비롯해 겨울 극장을 노리는 '전우치'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두 개의 영화를 선보이는 한 제작사 대표는 "최근 관객 성향이 감동과 재미를 추구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영화의 좋은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