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타이타닉'(오른쪽) <사진출처=영화포스터>
8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가 재난영화 '타이타닉'의 1/19 밖에 안 되는 제작비로 2배가 넘는 관객을 동원해 눈길을 끈다.
'해운대'의 제작비는 약 130억 원이다. 여기에 마케팅비를 포함할 경우 순제작비는 1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할리우드 재난영화와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전 세계 흥행 1위인 재난영화 '타이타닉'의 제작비는 2억 달러(약 2490억원)다. 1997년 당시 2억 달러는 물가상승을 비교했을 때 훨씬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 수치상으로 약 19배 차이를 보인다. 당시 '타이타닉'은 전 세계에서 6억 달러(약 747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해운대'와 가장 비교됐던 '투마로우'의 경우 제작비가 1억 2500만 달러(약 1556억 원)다. 이는 '해운대' 제작비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국내 흥행으로 봤을 때는 '해운대'의 800만과 비교할 수 없다.
'타이타닉'은 당시 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투모로우'의 경우 2004년 개봉 첫 주 '슈렉'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감 넘치지만 단순히 물량공세만으로는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해운대'는 우리 일상 주변에 있을법한 사람 이야기로 가득 채웠다. 오랫동안 가슴에 품었던 사랑을 확인하는 만식(설경구 분)과 연희(하지원 분) 커플, 잊혀진 사랑을 확인하는 이혼한 부부 김휘(박중훈 분)와 유진(엄정화 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인 희미(강예원 분)와 형식(이민기 분) 등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할리우드 영화가 감정선을 단순화 시켜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완성했다면 '해운대'는 감정선이 복잡하지만 극한의 눈물과 웃음을 끌어내는 방법을 택해 신선함을 준 것이다.
이 같은 '해운대'의 매력에 힘입어 개봉 22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게 됐다. 이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기인 2004년 개봉한 '왕의 남자'와 비교했을 때 절대 뒤지지 않는 속도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할 수 없는 제작비로 제작된 '해운대'가 한국영화 흥행사를 새롭게 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