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패러다임 바꾼 '동전의 양면'..'개콘' 10년史

김명은 기자  |  2009.09.02 14:51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좋은 시간대라는 프리미엄을 얻은 것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올해로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1999년 9월에 시작해 10년간 장수하며 개그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개콘'의 의미 있는 족적을 되짚어봤다.


◆대학로 개그 공연이 산파 역할

'개콘'은 '개그계의 대모'로 불리는 개그우먼 김미화가 1999년 당시 KBS 측에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비로소 싹을 틔울 수 있었다.


그 근저에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새로운 형식의 개그 공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개그계의 대선배인 전유성이 고문 역할을 하고 백재현을 비롯한 여러 개그맨들은 지금의 '개콘'의 모태가 된 색다른 형식의 개그 공연을 선보였다.


김미화가 이러한 공연과 방송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개콘'이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도제식 시스템, 끊임없는 성장

'개콘'이 지금껏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선후배 개그맨들 간의 융화와 도제식 시스템의 영향이 크다.

이는 공개 코미디의 후발주자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MBC '개그야'가 '개콘'의 명성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개콘'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적한 경험이 있는 한 개그맨은 '개콘'만의 이 같은 문화가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개콘'이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에 앞설 수 있었던 것도 물론 공개 코미디의 선구자라는 이점이 작용한 것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그 프로가 칭찬 받기는 어렵다?

'개콘'은 동전의 양면처럼 영광과 불명예를 동시에 껴안고 있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지만 개그 소재에 대한 논란과 출연자들의 구설수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콘'은 그동안 위험수위에 달하는 개그소재로 혹평을 받는가 하면 일부 출연진이 부적절한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프로그램의 명성을 해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개콘'의 박중민 CP(책임 프로듀서)는 "전통적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는 많지 않다"며 "출연진 문제도 결국 인적 풀이 두터운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행착오 학습..향후 10년을 바라본다.

일부에서는 '개콘'이 경쟁력 있는 시간대에 방송이 됨으로써 지금과 같은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콘'은 시작 당시 토요일 오후 9시대에 8~9%대의 한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했다. 또 전통적으로 그 시간대 프로그램들의 경쟁력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2003년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전성기를 구가했고, 지난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침체일로를 겪는 와중에도 20%대에 근접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원조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물론 과거 토요일 오후 7시대로 이동해 시청률 참패를 맛본 경험도 있고, 여러 차례 편성 변경으로 뜻하지 않은 손해를 본 적도 있었다.

박중민 CP는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그 시간대가 좋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라며 "'개콘'의 인기를 편성의 도움으로 보는 분석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집 방송..10년사 정리한 자료집도 발간

'개콘'은 오는 6일 10주년을 기념한 특집 방송을 내보낸다. 원년 멤버들과 이색 게스트들이 총출동해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개콘' 제작진은 또 10주년을 맞아 시청자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들을 정리한 자료집도 발간한다. 최고의 인기코너와 캐릭터, 개그맨 등에 대한 설문조사와 '개콘'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재미있는 내용들이 자료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또 2일 오후 진행되는 특집 방송 녹화를 언론에 공개하고, '개콘' 최다 출연자와 장수 코너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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