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 "사죄하고 싶었다..더 치열하게 연기"(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09.07 17:52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배우 신승환. 그의 이름은 아직 생소하지만 재기발랄하게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볐던 그의 얼굴은 꽤 친숙하다. 박수홍과 함께 한 "따이 따이 따이' 차력쇼의 주인공, '피아노'의 살벌한 깡패, '다모'에서 하지원을 열심히 쫓아다니던 파파보이 도령 등등. 2004년 병역 비리로 한때 어두운 시간을 보냈던 그가 개봉을 앞둔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감독 홍기선·제작 선필름)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그간 '불한당', '최강칠우' 등에 출연했지만, 그의 이름이 당당한 주연으로 올라간 작품은 이번이 처음. 신승환은 살인 혐의를 받는 재미동포 알렉스 역을 맡아 다른 용의자 장근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관객이 가득 찬 극장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 "멍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는 그. 신승환은 "넘치는 에너지가 있다. 아직도 목마르다"며 연기에 대한 갈증을 호소했다.

-연기생활 9년만에 첫 주연이다.


▶감회가 새롭다. 굉장히 뿌듯하고, 뭔가 해냈다는 마음이 든다. 꿈같더라. VIP 시사회 때 메인 상영관 무대에서 인사를 하는데 멍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그랬다. 여하튼 좋았다.

-병역비리 문제에 연루됐을 때 마음 고생이 심했겠다.


▶어찌 됐든 제가 했던 일에 대한 거니까 누굴 탓하거나 하는 건 없다. 어떻게라도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을 뿐이다. 저는 다만 이 연기를 계속 하고 싶었다. 여러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그래서일까? 이번 영화 복귀작에서 치열함이 보인다.

▶큰 역할만은 아니다. 작은 역할 하나하나에 치열함에 생겼다. 그간 보내온 시간들, 군생활을 한 시간들에 너무너무 감사하는 게, 사람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그분들 한 분 한 분에게라도 너무 감사해 더욱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제가 더 영근 것 같다.


-큰 화면에 나오는 자신이 어떻던가.

▶부산 촌놈이 돼놔서, 제가 브라운관에 나오는 게 민망하다. TV에 나와도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큰 화면을 보니… 어휴.

-살인용의자로 몰린 재미동포 역할을 잘 해냈다는 칭찬이 많다.

▶알렉스라는 역할을 처음부터 욕심이 났다.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더라. 인물 안에 워낙 요동이 커서 매 순간순간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다중이처럼 극단적으로 즐거웠다가 또 극단적으로 폭력적이었다가.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배우 신승환 ⓒ송희진 기자


-자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나?

▶감독님이 명확히 잡아주셨다. 술 먹고 필름이 끊기면 별별 생각이 다 들지 않나. 자기는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이 다 범인이라고 하니, 어떤 땐 흔들렸다가 어떤 땐 아니라고 확신했다가.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 상황을 모면해야겠다는, 순간순간에 충실하려고 했다.

-경력이 이채롭다.

▶당시 학생이었는데 휴학을 하고 KBS 시트콤에 출연하게 됐다. '탤런트 시켜주세요'하는 역이었는데 2달만에 자연히 없어졌다. 그 찰나에 박수홍 형이 하던 '기분좋은 날' 맞선 코너를 하게 됐다. 원래 분위기 살리자고 초밥에 겨자를 왕창 넣었다가 그걸 여자분이 먹어버려서 야단이 나서, '어떻게든 해결하라'고 들어간 두 사람이 고무장갑 끼고 춤 추고 하면서 생긴 코너다. 당시 집에서 놀고 있던 내가 두번째 방송부터 들어갔고, '따이 따이 따이' 하는 구호도 내가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차력쇼의 원조쯤 될 것 같다. 순간 시청률이 40% 가까이 갔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나?

▶물론이다. 당시 나는 코미디 말고 배우가 되고 싶었다. 꽤 출연 제의도 있었는데 개성 강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당시 드라마 '피아노'에 출연했다. 이후 영화 '신라의 달밤', 드라마 '다모'에도 출연하고 그랬다.

-차태현 매니저도 했다는데?

▶태현이 형은 학교 2년 선배였다. 1995년 탤런트가 먼저 되고 일이 별로 없어서 그땐 학교에 자주 놀러왔다. 그땐 학교에 워낙 연예인이 많아 신기하지도 않았고, '저 형 괜찮다' 그러며 따라다니고 친하게 지냈다. 그 때 탤런트 시험 보겠다고 1회용 카메라로 찍은 프로필 사진을 태현이 형한테 골라달라고 하다가 사무실에 같이 갔다. 그땐 '놀지 말라' 그랬다는데, 나중엔 '운전 할 줄 아냐?' 해서 같이 다녔다. 그땐 그게 매니저인지도 몰랐는데, 결국 2년을 했다. 처음엔 '차태현 매니저'라는 그늘이 싫었다.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다. 본받을 게 너무 많다. 부지런하고, 유쾌하고…. 톱이 되는 덴 이유가 있다.

-바람이 있다면.

▶내년까지는 그냥 신승환이 아니라 '배우 신승환'이고 싶다. 이 영화를 많이 보시고 '알렉스다 알렉스' 이렇게 역할로 불려지고 싶다. 이번 영화, 다음 작품이 그런 감사한 선물을 주실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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