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위원장 "부산영화제 참모습 알리고 싶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09.09.16 09:00
ⓒ유동일 기자 eddie@ ⓒ유동일 기자 eddie@


부산국제영화제가 14회를 맞았다. 세계경제 한파와 신종플루 위협을 딛고 올 부산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355편을 초청했으며, 가장 화려한 게스트를 초빙했다.


그 중심에는 영화제의 선장인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있다. 올 들어 영화제를 흔드는 이런 저런 외풍에도 불구하고 부산영화제가 알찬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김 위원장이 바람막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일흔세 살이라는 생물학적 나이가 무색하게 이번 영화제 준비를 위해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를 누비다시피 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만 130만 마일이 넘는다. 올해 부산을 찾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김 위원장이 수년간 공을 들인 결과다.


부산영화제 개막을 꼭 25일 앞둔 15일 서울 부산영화제 사무실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다.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여러 우려가 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진 것 같은데.


▶금년에는 경제위기로 칸영화제도 규모가 축소됐다. 그래서 염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부산시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스폰서도 많아져서 다른 영화제보다 알차게 될 것 같다.

-게스트도 화려한데.

▶프랑스의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경우 3년에 걸쳐 섭외했다. 트란 양 홍 감독은 바르셀로나 영화제 심사위원을 함께 하면서 부탁했고. 다리오 아르젠토 같은 경우 원래는 딸이자 배우인 아시아 아르젠토를 초청하려 했다. 그런데 아기 때문에 못 온다고 아버지가 대신 오게 돼 금상첨화가 됐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관객과 오픈토크도 가질 예정이다.

-신종플루 대책은 어떤가.

▶부산, 백병원과 초기부터 대책을 마련해왔다. 그랜드 호텔에 본부를 마련하고 의료진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매일 야외상영장은 소독을 하고 관객에게도 손 소독을 실시하도록 해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개막작이 됐는데. 부산영화제 징크스를 깨겠다고 하던데.

▶(웃음) 영화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장진 감독의 전작도 좋았고, 개봉 시기 등 여러가지가 맞아서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한국영화를 응원하자는 취지도 분명히 있었고.

-올해 14회를 맞았는데 목표가 있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좋은 영화제가 돼야 한다. 앞서가는 영화제로서 위상을 굳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3D 워크샵이나 다른 영화제들과 협연도 그 차원이다. 미래 지향적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특히 금년에는 개막식이 전국으로 중계된다. 부산영화제를 보다 정확하게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부 오해나 부당한 공세에 대응해 부산영화제의 참모습과 위상을 올바르게 국민에 전하는데 역점을 두고 싶다.

-올해 부산영화제 흔들기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

▶피부로 압력 느낀 것은 없다. 실제로 부산영화제가 그런 영화제도 아니고. 내가 좌파도 아니고.

-올해 추천할만한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있다면.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월드 시네마 섹션과 마스터 섹션을 추천하고 싶다. 거장들이 내한하기도 하고. 한국영화 비전 부문에서는 젊은 감독들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영화도 주목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부산 옴니버스 영화 제작은 어떻게 진행되나.

▶조니 토 감독을 비롯해 일본과 태국 감독, 이렇게 3명이서 연출을 할 것이다. 올해 말부터 제작에 들어가서 내년 칸영화제나 베니스영화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유동일 기자 eddie@ ⓒ유동일 기자 eddie@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서 유럽 등의 신인 감독들에 상을 주는 플래시 포워드 상을 신설했는데.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의 젊은 감독들도 부산영화제가 발굴하기 위해서다. 경쟁 부문으로 확대한다기보단 내실을 기한다고 봐줬으면 한다.

-355편으로 역대 최다 초청이다. 그러다보면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텐데.

▶280~300편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는 거장들이 직접 한국을 찾고 또 추모전도 기획되면서 편수가 늘었다. 어쩌면 부당한 것들을 알리고자 더 늘어났을 지도 모른다.

-아시안필름마켓의 경우 도쿄나 아메리칸필름마켓 등과 시기가 비슷해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는데.

▶영화 마켓만이 아니라 게임과 애니메이션 마켓으로 합치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또 도쿄마켓과 부산마켓이 시기가 비슷한 만큼 협력이든 역할 분담이든 그런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

-포스트 김동호 체제는 어느 정도 마련됐는지.

▶공동위원장 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후계는 별 문제가 없다. 사실은 금년 영화제가 끝나면 그만 두려 했다. 그러다가 여러 상황이 내년까진 과도기에 버팀목이 필요하게 돼 더 하게 됐다. 말하자면 퇴임을 1년 더 연기한 셈이다.(웃음)

-영화제 준비까지 15년을 보냈는데.

▶지난 15년이 내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황금시기였다. 과거 공직생활도 화려했다고 하면 화려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때보다 후반 15년이 훨씬 의미 있고 다채로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계와 부산영화계가 15년 동안 한 단계 올라선 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지 않았나 자긍심을 느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