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곤은 엄친아? 알고보면 남자중의 남자(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09.30 11:56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보석 비빔밥'은 잘 될 겁니다. 느낌이 왔어요. 이번에도 예감이 좋아요. 시청률이 쭉쭉 오를 것 같아요."

이태곤(32)의 예감이 들어맞았다. 그가 임성한 작가와 손잡은 MBC 주말극 '보석 비빔밥'(연출 백호민)은 주말 밤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8.1%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현재 14%의 시청률을 훌쩍 넘으며 무서운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이태곤이 있다. 그가 맡은 재벌가 외아들 서영국은 모범 청년이지만, 한 1년쯤 집을 떠나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경험해보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궁씨 일가네 집에 세들어 살게 되는 인물. 작품을 위해 4kg을 감량한 이태곤은 자상하면서도 반듯한 청년의 모습으로 벌써부터 여성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초반 시청률이 낮았지만 걱정도 안 했다. 이태곤은 "믿음으로 간다"고 웃음을 지었다. 모두가 제 역할을 잘 해주기 때문에, 당연히 잘 될 거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는 강조했다. "작가 선생님이, 연출자께서 우리를 믿는구나 생각이 들면 연기하는 사람들도 그 믿음으로 분위기가 좋아져요. 그 믿음이 사람을 방방 띄웁니다. 그것도 신나게."


데뷔작 '하늘이시여'에서의 단정한 앵커 역할 때문일까. 브라운관 속 이태곤에게서는 왠지 빈틈없는 모범생의 분위기가 감돈다. 하지만 직접 만난 그에게선 호방한 남자의 냄새가 더욱 강하게 풍겼다. "만나보니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죠?" 먼저 물어오는 그. 이어지는 웃음소리가 호방하다.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어렸을 적 사고는 꽤 많이 쳤던 것 같아요. 워낙 활발한 성격이었고, 남자 학교만을 거쳐 체대를 나왔어요. 보통 남자들이 남자답게 크는 딱 그 만큼이랄까. 이런저런 경험들을 하면서 지내왔는데도 무사하게 잘 지내왔구나 하는 생각이 언젠가 들더라구요. 그래도 남자라면 그래야 하는 게 아닌가요?"


체대에 다니던 시절, 그의 꿈은 커다란 스포츠센터 오너였다. 우연찮게 잡지를 보다 모델이란 직업에 꽂혔는데, 해 보니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는구나 하다 곧장 군대에 갔다. 조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엔 모델은 생각도 않고 제대 1주일만에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 취직하러 갔다. '제대했는데, 놀면 뭐 합니까'라며 강사 모집도 안 하는데 이력서를 들이민 그 당찬 예비역은 출근 두 달 만에 최고 인기의 수영강사가 됐다.

"그때 레슨을 30개나 했어요. 꽤 인기 좋은 선생이었어요. 제가 하는 새벽반에 60명이 몰렸으니까. 전 진도 맞추려고 발차기 50번 안 시키고, 실력대로 가르쳐줬거든요. 돈도 꽤 벌었어요. 그런데 무대를 보니 또 거기에 서고 싶은 거예요. 제 성격이 하고 싶은 건 해야 돼요. 아버지는 반대하셨는데 어머니랑 누나는 '어차피 할 거 상의는 왜 하니' 그러셨어요."

그때가 2001년 중반. 하지만 군대에 가기 전 모델로 활동했던 그를 알아주는 이는 없었다. 이태곤은 직접 에이전시를 돌며 사진을 돌렸다. 일부러 새파란 배경 앞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조금씩 광고모델로 활약하게 됐다. 그리고 4년만에 처음 드라마에 데뷔했다. 그것이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였다.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탤런트 이태곤 ⓒ이명근 기자 qwe123@


"처음엔 드라마 안 하려고 했어요. 제의도 몇 번 거절한 적이 있었고. 서른둘 쯤 되면 천천히 다른 일을 준비해야지 했었어요. 그 기회가 조금 일찍 온거죠. 저는 모델이라는 직업 자체에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요즘엔 모델을 마치 연예인이 되기 위한 코스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섭섭하기도 해요."

그러나 이제 모델은 하나의 추억이 됐다고 이태곤은 말했다. '어떻게 연기로 승부를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연기에 대한 애정도 새록새록 솟아난다. 4년만에 다시 임성한 작가와 만난 데도 욕심이 난다. 박근형 한혜숙 정혜선 등등 그를 긴장하게 하는 대 선배들도 함께다. 이태곤은 4kg을 감량하고, 갑갑했던 수트도 벗었다. 지난 방송에선 팬티 바람으로 쭈그려 앉아 빨래하는 모습까지 선보인 터다. 이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일만 남았다.

"저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보이고 싶어요. 잘 사는 집 아들, 엄친아, 반듯한 남자… 이런 걸로 만날 나오지만 알고보면 저 보통 남자거든요. 소주 먹고 막걸리 먹는 그런 사람인데 달리 포장이 돼 있어요. 그런 게 없어지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나쁜 남자'냐구요? 그건 아니죠.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콕 찍어주는 엄한 남자친구긴 하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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