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 "논리적으로 말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인터뷰)

김명은 기자  |  2009.10.11 11:12
ⓒ사진=TN엔터테인먼트 ⓒ사진=TN엔터테인먼트


"길게 봅니다. 시행착오 거치며 내게 맞는 옷 찾아야죠."

독설가의 이미지에 거만한 캐릭터가 덧보이는 개그맨 황현희(29). 그가 공개 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로 영역 확장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그는 '많이 컸네~ 황회장',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 그리고 새 코너 '남성인권보장위원회'까지, 독자적인 개그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웃겨왔다.


그가 이제는 그 어느 분야보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철저히 통용되는 버라이어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KBS 2TV 장수 예능 프로그램 '상상더하기'의 새 코너 '일석이조-앞마당퀴즈'의 진행자로 나서는 그는 그러나 "빨리 안 떴으면 좋겠다"는 의외의 반응을 내놨다. 또 현재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도 냉철히 분석했다.

"공개 코미디에서는 똑똑해 보이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엉뚱한 소리를 하는 '똑똑한 바보' 캐릭터를 장점으로 여겼어요. 하지만 버라이어티에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장점을 찾아내야죠. '개콘'에서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5년이 걸렸는데 버라이어티는 더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그에게서 묻어나는 '독설가' 이미지와 거만한 캐릭터에 대해선 완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구라 선배의 '독설가' 이미지도 결국 지식이 풍부해야 만들어질 수 있는 거라고 봐요. 기본적으로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개그맨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에요. 거만한 캐릭터는 (유)세윤이가 잘 하고 있잖아요...(웃음)"


개그맨들의 버라이어티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그는 "개그맨들이 다양한 끼를 버라이어티에서도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일본에서는 개그맨이 음반을 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우리도 좀 더 다양한 개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봉선이가 비록 신체적인 제약은 있지만 손담비씨의 춤을 출 때 그 느낌만은 제대로 살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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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영혼을 팔아서라도 웃겨드리겠다"는 내용의 수상 소감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말에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개그맨이라면 다들 그런 생각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개그맨은 자신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웃기려고 하는 멋진 직업인 것 같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소비자 고발'에 이어 '개콘'에서 새롭게 선보인 '남보원'이 시사적인 내용을 담아냈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꿈보다 해몽인 것 같다. 여성들을 향한 남성분들의 '앙탈'을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투쟁을 상징하는 붉은 조끼와 머리띠를 착용하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패러디한 것에 대해서도 "진보성향의 투쟁을 묘사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냥 재미를 위한 것이다.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남보원'은 지난달 20일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며 고정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남녀간의 속마음을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기본적인 공감대를 얻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매회 소재를 찾는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

"요즘엔 개그 패턴이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재밌는 걸 아껴뒀다가 뒤로 가면서 조금씩 풀어냈지만 이제는 첫 주에 한꺼번에 몰아가는 편이죠. '분장실의 강선생님'도 첫 주에 가장 큰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우리 코너도 처음에 많은 걸 쏟아냈죠. 무대 위에서 놀랄 정도로 지금껏 최고의 환호를 받았어요. 큰 공감대를 보여줬으니 앞으로는 개그로 풀어야죠."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가 뜬금없이 개그맨이 된 사연을 뭘까.

"웃긴 게 여성팬이 생기고 나서 개그맨이 될 것을 다짐했어요. 일상이 따분하게 느껴져 대학로 극단에 들어갔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여성 몇 분이 꽃다발을 안고 저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나에겐 큰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지금도 '개콘' 무대에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면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황현희는 '상상더하기' 고정 출연과 관련해 '운칠기삼(運七技三)', '운구기일'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능력을 애써 과소평가하며 겸손한 자세를 드러냈다. 그가 세상일을 '운삼기칠', '운일기구'로 본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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