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의 장현승,윤두준,용준형,양요섭,손동운,이기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또 하나의 짐승돌이 탄생할 조짐이다. 이름부터 '비스트(BEAST)', 야수다. 연습생 시절부터 강렬한 포스를 내뿜던 여섯 멤버를 보고 주위에서 지어준 이름이 그대로 팀명이 됐다.
데뷔한지 1주일도 채 안 된, 말 그대로 '신인'이지만 이들의 범상치 않은 라이브 실력은 이미 수많은 이들을 팬으로 돌려세웠다. '신인 같지 않은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범상치 않게 들리는 것은 이들이 정말 신인답지 않은 경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케이블채널 Mnet '열혈남아' 출신의 리더 윤두준, 케이블채널 MTV '빅뱅' 출신의 장현승, 그룹 씽(Xing) 출신의 용준형, 그리고 올 초 솔로 데뷔했던 이기광까지 멤버의 반 이상이 이미 대중에게 노출된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이 같은 경험들은 비스트에게 더 이를 악물고 노력할 수 있는 쓰고도 확실한 약이 됐다.
"전 두 번째 데뷔, 데뷔 7개월 차 중고 신인이다. AJ로 무대에 섰을 때와 비스트로 섰을 때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함께 섰을 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금에 감사한다.(이기광) 5년 만에 이룬 꿈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데뷔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제부터 더 열심히 성장하는 가수가 되어야 한다.(장현승)
첫 방송 전 1주일 동안 시간이 너무 안 가더라. 데뷔 전날 쇼케이스 무대가 너무 즐거웠다.(윤두준) 데뷔 무대에서 내려오면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성취감 때문인지 아무도 안 울었다. 막내 동운이만 부모님과 통화하도 좀 울었다.(용준형)"
비스트의 장현승,양요섭,손동운,이기광,용준형,윤두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스스로를 '칭찬이 약인 아이들'이라고 자평하는 비스트는 실전에 강한 아이돌이다. 연습 때 잘 안 맞던 호흡도 무대에 올라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척척 들어맞는단다. 이들은 "밟을 수록 강하게 자라는 게 잡초라지만 저희는 칭찬할수록 자란다"며 열띤 응원을 당부했다. 첫 무대를 마치고 받은 칭찬은 야수도 춤추게 했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은 솔직히 예상 못 했다. 너무 감사하다.(윤두준) 데뷔 무대가 끝난 다음 칭찬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저 '나쁘진 않네' 정도의 반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무대를 지켜본 스태프 모두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놀랐다. 회사에 돌아갔더니 쇠고기를 사주시더라.(웃음)(용준형)"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룹 엠블랙에 대한 응원도 빼놓지 않았다.
"걸그룹 열풍 사이에 저희와 엠블랙이 동시에 출현하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준형이가 엠블랙 멤버들과 워낙 친하다보니 라이벌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장현승) 가끔 엠블랙 리더 승호 형과 통화하다 '우리가 라이벌이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다. 엠블랙이 잘하면 비스트에 쏟아지는 기대도 함께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맞춰 함께 성장하고 싶다.(용준형)"
비스트를 두고 그저 춤추고 노래만 잘하는 아이돌이라고 말한다면 섭섭하다. 이들은 데뷔곡 '배드 걸'을 직접 작사했고 안무까지 참여했다. 특히 래퍼인 용준형은 자신이 부른 랩 부분을 모두 직접 작사하며 데뷔 음반에 애정을 쏟았다. 이들의 목표는 언젠가 자신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만든 음반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기와 실력, 두 마리 토끼에 모두 욕심을 내는 '바람직한' 아이돌이 있어 올 가을, 가요팬들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