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스타'(위) '하땅사'(아래)
코미디 프로그램이 확 변했다. 가을 개편을 맞아 KBS와 MBC가 기존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KBS는 자사 프로그램 '코미디쇼 희희낙락'을 6개월 만에, MBC는 '개그야'를 3년 7개월 만에 폐지했다. 그 후속으로 KBS는 '개그스타'를 MBC는 '하땅사'(하늘도 웃고 땅도 웃고 사람도 웃는다)를 신설했다.
처음에는 기존 코미디 프로그램이 이름만 바꿔 재탕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 어린 눈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캐스팅부터 참신한 코너, 파격적인 배틀 형식까지 확 바뀐 모습을 보였다.
우선 캐스팅을 살펴보면, '개그스타'의 경우 7년 만에 캐나다에서 영구 귀국한 이성미가 MC를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이어 박미선 이봉원 부부의 동반 출연, 10년 만에 코미디를 선보이는 오재미 등 화제를 모았다.
MBC '하땅사' 역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터줏대감 정찬우와 '컬투 패밀리'를 영입해 이슈가 됐다. '웃찾사'는 SBS를 대표하는 공개 코미디라고 할 수 있기에 이들의 MBC 출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인 셈. 이로써 MBC는 KBS '개그콘서트'의 공신들인 박준형 정종철 오지헌 등이 속한 '갈갈이 패밀리'의 영입 이후 '컬투 패밀리'까지 영입하며 든든한 인재를 확보했다.
참신한 코너 구성도 눈에 띈다. '개그스타'의 '진실의 식탁'에서 부부 사이인 이봉원과 박미선이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분해 웃음을 안겼다. 강성범이 '수다맨'의 특기를 살린 '출사표'와 이성미와 호흡을 맞춘 '보도본부25' 코너도 눈길을 끈다.
가장 화제를 모은 코너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개그맨 지망생들의 개그를 평가하는 '전국개그자랑', 5주 연속 우승팀에게 고정 코너 출연과 KBS개그맨 공채 선발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특전이 주어지는 만큼 아마추어 개그맨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기대된다.
'하땅사'는 박준형이 단장을 맡은 기존 '개그야' 출신 개그맨들과 정찬우가 단장을 맡은 '컬투패밀리' 출신 개그맨들이 배틀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방청객들이 현장에서 즉석 투표를 진행, 진 팀과 이긴 팀을 가름한다. 진 팀의 단장은 이긴 팀 단장에게 물대포에 쏘이는 굴욕을 당한다.
'두드림', '좀비', '셜이별이'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너들 사이사이 깜짝 코너도 마련됐다. '사물개그로 90초 안에 웃기기', '허접 장기대결' 등이 그 것들이다. 이처럼 '하땅사'는 기존 공개 코미디의 장점인 참신한 개그와 배틀 형식, 게다가 몸 개그까지 다양한 종합선물세트로서 신개념 개그 버라이어티의 장을 열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