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 변화이끈 죽음, 이제 미실…

'선덕여왕' 속 죽음과 극의 변화

김현록 기자  |  2009.11.04 10:03
MBC '선덕여왕'(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박홍균 김근홍) 죽음의 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지난 3일 방송된 '선덕여왕' 48회에서는 덕만(이요원 분)의 유모인 소화(서영희 분)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장면이 방송됐다. 오는 50회에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드라마를 이끌었던 덕만의 최대 적수 여걸 미실(고현정 분)의 죽음이 예정돼 있다.


'선덕여왕' 초반부터 지금까지 등장했던 주요 인물들의 죽음은 주인공 덕만의 성장과 변화에 전기를 제공하며 극의 재미를 더해왔다. 등장인물이 죽을 때마다 오른 시청률도 이를 방증한다. 과연 어떤 죽음들이 '선덕여왕'을 이끌어 왔을까.

◆진흥왕(이순재 분)의 죽음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선덕여왕'의 포문을 연 것은 1회에 등장한 진흥왕 이순재의 죽음이었다. 신라 발전의 초석을 닦은 진흥왕은 총애하던 미실에게 궁을 떠나라는 당부와 함께 유훈을 남기지만, 팜므파탈 미실은 본색을 드러내며 왕을 독살하려는 음모까지 꾸민다. 숨을 거둔 진흥왕을 향해 눈물 그렁그렁한 오묘한 표정으로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하셨습니까? 보십시오. 미실의 사람이옵니다. 미실의 시대입니다"를 외치던 고현정은 말 그대로 스크린에 고현정의 시대를 열었다. 주인공보다 강력한 악녀의 등장이었다.

◆소화(서영희 분)의 죽음… 덕만 모래속에서 성장하다


4회에서는 덕만을 딸처럼 키워 온 진평왕의 시녀 소화 서영희가 사막의 모래 속으로 사라졌다. 왕가에 쌍둥이가 태어나면 왕족 남자의 씨가 마른다는 예언을 피해 왕을 떠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성장한 어린 덕만(남지현 분)은 15년간 자신을 추적한 칠숙(안길강 분)을 피하려다 사막에서 어머니를 잃는다. 이는 덕만이 자신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눈치채고 혈혈단신 신라로 돌아가는 계기로 작용했다.

◆용수공(박정철 분)의 죽음… 천명, 미실과 대적하다

천명공주의 남편 용수공(박정철 분)이 그 다음 죽음의 행렬에 합류했다. 아들이 없는 진평왕의 뒤를 이어 태자로 거론되던 용수공은, 그러나 공적이 없다는 미실의 계략으로 죽음이 예정된 전투에 참전해 끝내 목숨을 잃는다. 미실은 슬퍼하는 어린 천명(신세경 분)을 위로하듯 겁주며 왕궁을 호령한다.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낭도로 성장하는 덕만과 별개로 궁에서는 천명과 미실의 대립구도가 형성된다.

◆천명의 죽음… 덕만, 공주로 각성하다

서로가 자매임을 알게 된 덕만과 천명(박예진 분)이 그 정을 깊이 나누기도 전, 24회에서 천명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위기에 빠진 덕만을 구하려 산채에 갔다가 덕만을 노린 독화살에 맞은 것. 오열하던 덕만은 공주의 신분의 회복하고 왕궁에 들어가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다. 미래 '선덕여왕'으로서 덕만이 처음 각성한 셈이다. 천명의 이른 죽음에 '선덕여왕' 시청률도 급등했다.

◆서리(송옥숙)의 죽음… 덕만, 사다함의 매화를 얻다

다음회인 25회에서는 신녀의 수장인 서리가 미실의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마지막 순간 덕만의 모습에서 왕의 기운을 본 서리는 미실의 권력 근간을 이루는 '사다함의 매화'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알려준다. 서리는 '사다함의 매화' 곧 책력을 해석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월천대사의 위치를 가르쳐줬다. 이는 덕만이 하늘의 뜻을 얻은 계양자로서 궁에 입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노의 죽음… 춘추 본색 드러나다

화랑의 존경을 받는 국선 문노(정호빈 분)는 37회에서 의문을 죽음을 맞는다. 평생을 들여 집필한 삼한지세를 김유신(엄태웅 분)에게 건네려던 문노는 그 사실에 분노한 제자 비담(김남길 분)과 결전을 벌이다 독침을 맞고 만다. 살해범을 찾던 비담은 그 뒤에 천명의 아들 춘추(유승호 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반항아이자 문제아로 보였던 춘추의 야심과 비범한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소화의 두번째 죽음… 덕만, 미실과 정면대립

이른바 '미실의 난'을 일으킨 미실의 계략으로 누명을 뒤집어 쓴 덕만은 궁을 떠나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근거지를 쳐들어온 미실파에게서 덕만의 목숨을 구한 건 어머니나 다름없는 유모 소화였다. 소화는 덕만인 것처럼 거처를 빠져나갔다가 대신 죽음을 맞는다. 칼을 내리친 이가 소화에게 연정을 품었던 칠숙이라는 것은 슬픈 아이러니. "두 번 죽는 엄마가 어딨어"라며 오열하던 덕만은 산채를 떠나 미실과 정면 대립하기로 결심한다.

◆미실의 죽음… 그 후폭풍은?

미실의 최후는 '선덕여왕'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대목 가운데 하나다. 50회 하차가 예정된 미실 고현정은 난이 진압당하면서 궁지에 몰려 결국 죽음을 맞는다. 미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름다움과 품위를 잃지 않는 모습을 지킬 전망이다. 미실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숨겨진 아들 비담과 평생의 적수를 잃은 덕만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실이 사라진 뒤 '선덕여왕'의 항해가 어떻게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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