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원 ⓒ송희진 기자 songhj@
그룹의 일원에서 이제는 자신의 존재감을 당당히 알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예원(24). 슈가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 한예원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슈가 멤버 중에 가장 유명세를 탄 멤버는 아유미. 한예원은 여러 멤버 가운데 한 명이었을 뿐이다.
무대가 아닌 안방극장으로 무대를 옮긴 한예원은 여러 명 중에 한 명이 아닌 '한예원'이라는 연기자로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SBS '온에어'에서는 성공을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는 악녀를, '찬란한 유산'에서는 철부지를, 방송중인 KBS 2TV 주말특별기획극 '열혈장사꾼'에서는 귀여운 푼수를 연기중이다. 팔색조 연기를 펼치며 안방극장에 샛별로 빛나고 있는 한예원을 만났다.
"슈가가 잘됐던 건 아니지만 팬들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내가 노력하고, 내가 어떤 역할을 보여 준 것에 대한 결과물은 아니다. 내가 뭘 했다는 보람이 있진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무언가를 해서, 내 연기를 봐주고, 내 캐릭터를 보여준다. 훨씬 더 책임감도 있고 부담도 있다. 그렇기에 만족도와 행복지수도 높다. 가끔 슈가 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이 훨씬 좋다."
-연기자 변신에서 합격점을 얻었다. 소감이 어떤지.
▶첫 스타트가 '온에어'다. 운이 좋아서 시청률도 잘나왔다. 그 다음 작품은 '찬란한 유산'이었다. 고맙게도 시청률이 좋았다. 작품이 잘 나와서 보람 있게 연기했다. 연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사실 힘들게 할 뻔했다. 작품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재미있다.
-무엇이 재미있다는 말인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나에게 있는 일부분을 꺼낼 수 있고 내가 몰랐던 나를 알아갈 수 있고 성격도 많이 바뀌더라. 드라마 시작할 때마다 매번 어렵게 시작했는데, 끝날 때마다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됐다.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견도 작품이 끝날 무렵에는 점점 사라져갔다. 막혀있던 숙제가 풀리는 기분이다. 성장하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런 부분이 재미있다. 연기활동은 나의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생각이다.
-가수에 대한 미련은 없나.
▶사실 노래를 지금도 좋아해서 노래방을 많이 간다.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 OST를 부르거나 무대에 설 기회가 있으면 반가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열혈장사꾼'에서 푼수다.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지금까지 새침하고 여자 아이 같은 역할을 많이 했다. 주로 못된 인물이었다. 이번에는 털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재미있고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이 다가가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이번 역할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서 좋다.
-연기자로서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하하. 평가는 못하겠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작품을 한번 할 때마다 굉장히 어렵게 하고 있다. 60점 정도인 것 같다.
-하고 싶은 연기는 무엇인가.
▶망가지는 연기를 하고 싶다. 반갑게도 지금 하고 있다. 사실 내가 눈물이 많다. 내가 진지한 역할을 그동안 못해봤다. 러브라인이 있는, 눈물이 많고 슬픈 사연이 있는 소녀를 연기해보고 싶다.
-조연이지만 빛난다.
▶욕심을 크게 가져야 한다지만 주인공 욕심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좋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열혈장사꾼'도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내 연기를 보고 웃으시더라. 기분 좋다.
-실제 한예원은 어떤 사람인가.
▶아줌마 같다. 외모와 드라마 캐릭터만보고 새침하고 여우 같을 줄 아는데 털털하다. 하하. 더 나다운 모습,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한예원 ⓒ송희진 기자 song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