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5년·10년 뒤에도 연기하는게 꿈"(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11.10 09:09


'자명고' '거북이 달린다' 그리고 '그대 웃어요'까지 2009년 무려 3편의 작품을 통해 안방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한 배우 정경호(26).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자명고'로 마음 고생했다면, 흥행에 성공한 영화 '거북이 달린다'로 인생 최고의 행복을 맛 봤다.


그리고 이번에야 말로 안방 시청자들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겠다는 각오다. 택한 작품 역시 남녀노소를 막론한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 SBS '그대 웃어요'(연출 이태곤·극본 문희정).

올 한해 조금은 우울한 캐릭터에 젖어 살던 그에게 '그대 웃어요' 속 강현수는 '20대 청년' 정경호의 밝은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원래 우울한 사람은 아닌데(웃음) 한동안 어두운 캐릭터만 맡았다.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젖어들곤 했는데 이제야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하하하."

'자명고'에서는 호동왕자 역을 맡아 운명 때문에 마음에 품은 여자를 사랑할 수 없는 비운의 주인공을, '거북이 달린다'에서는 희대의 탈옥수 송기태를 연기했다. 해맑은 웃음과는 다소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연기 중인 그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사라졌다.


하지만 강현수로 살고 있는 요즘, 그는 매일 웃음이 흘러넘친다. 멋있게 꾸미기 보단 추리닝 입고 아침체조를 할 때도 많지만, 최불암 천호진 송옥숙 강석우 등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이 작품을 찍으며 내가 얼마나 좋은 조건 속에서 연기하고 있는지 느낄 때가 많다. 가끔은 그 사실을 깜빡할 때도 있지만.(멋쩍은 듯) 그래도 내가 하고 싶던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

특히 내 소원은 5년 혹은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연기하는 거다. 한 장면 한 장면 소중하게, 책임감 있게 연기하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없어질까 두렵다."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그는 어느새 연기를 즐기고 있었다. 물론 즐기는 가운데 소중함도 잊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유명 드라마 PD인 아버지 후광 덕에 빨리 성장하지 않았냐고 반문하지만, 반대 속에 아무런 도움 없이 어렵게 발을 들여놓은 곳이자 20대 청춘을 연기에 고스란히 바쳤다.



"종종 작품을 쉼 없이 한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런데 힘들기 보다는 그냥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너무 하고 싶으니까, 머뭇거림 없이 선택했다. 괜히 꾀부리다 좋은 연기할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싶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또 더 높이 올라가 늘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픈 욕심도 있다.

물론 정경호는 유명한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우선이라 했다. 입바른 소리 아닐까 의구심을 표할 때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매니저는 "매니저라서가 아니라 많은 배우 중 고르라 해도 또 다시 정경호를 택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 만큼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도 드물다며.

곧이어 정경호 등장에 매니저는 아무 일 없는 듯 말을 멈춘다. 실제로 만나보니 나이에 비해 그는 꾀나 옹골찼다.

"상투적이고 전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나중 문제다.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뒤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거다.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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