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로맨틱男보다 배려심깊은 男"(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09.11.10 09:46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손예진이 돌아왔다. '무방비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작업의 정석'에서 코믹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그녀가 스릴러 '백야행'으로 관객을 찾는 것이다. 손예진은 극중 14년 전 살인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미호 역을 맡았다.


"내 인생에 태양 같은 건 없었어. 가느다란 빛 한줄기 있었을 뿐이야. 태양만큼 밝진 않았지만 나에겐 충분했어."

미호가 밝은 태양아래에 있는 것 같다며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답하는 말이다. 손예진만큼 열심히 달려온 연기자도 드물다. 하지만 먼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풍파를 만나지 않고 조용히 갈 수 없듯, 그녀 또한 태양만큼 밝게 걸어오지는 않았다. 손예진이 티켓 파워 1인자가 될 때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그녀는 해맑은 웃음으로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며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전했다.


-'백야행'은 어떻게 선택하게 됐는지.

▶판권을 산 제작사에서 책을 먼저 주셨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시나리오를 초고부터 읽고,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애정이 깊어졌다. '백야행'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모든 에피소드를 보여주면 좋겠지만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게 완성된 것 같다.


-극 중 미호는 표정 연기와 의상이 중요한 캐릭터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미호가 가지고 있는 색깔은 블루와 화이트 밖에 없었다. 사실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지 않나. 고호하고 단아하지만 궁극적으로 야망을 가지고 있다. 감독님께서 고고한 학 같은 느낌을 원하셨다. 메이크업도 평소보다 두 톤 정도 높게 해 빛과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모험을 했을 수도 있다(웃음)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손예진은 어느덧 연기파 배우로 평가 받는다. 이 자리에 올라올 때까지 다양한 루머가 많았다. 사람들은 손예진의 실제 성격이 방송에서 보여 지는 것과 다르다고도 생각한다.


▶솔직히 많이 몰랐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어느 날 현장에서 스태프가 이곳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여배우를 주시한다고 이야기했었다.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는 게, 내가 평가하는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으로 무섭기도 했다.

옛날에는 오해들이 많았다. 과거에는 진실은 통할 것이라 믿고 좀 사람들 앞에서 소심했던 부분도 있었다. 연예 분야라는 게 CF 등 1회성 만남이 잦은 직업이지 않나. 똑똑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사람 손예진에 대해서 알려진 게 없어서 그런 게 아닐 런지. 손예진에 대해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실제 쉴 때는 무엇을 하는지.

▶집에 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최근에는 조카랑 노는 것에 빠져 있다. 연기자로서 살아가는 건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연기자 이외에 대중들에게 서는 것은 어색한 것 같다. 또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즐기는 못한 성격이다. 성격적으로 사람들을 무서워한다.

-다양한 루머가 등장하는 건, 결국 스캔들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도 누구랑 연애한다는 루머가 많이 있는데.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가 있다면서 그런 말들을 믿는다. 당사자들에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많다. 최근에는 손예진이 대학원생과 만난다는 말도 들었다. 같이 하는 배우들과 3~4개월 같이 있다 보면 이성적인 호기심을 넓힐 기회는 많아지지만 딱 그 정도 선까지인 것 같다.

-그렇다면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누군가는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라 하던데.

▶철저한 자기관리라고 한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고 싶다. 연애를 못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누군가가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하지만 이미 상대방은 내가 손예진인 것을 알지 않나. 그게 싫은 거다. 정말 친한 사람들은 10년 전과 똑같다. 관계가 넓혀지지 않는다. 결혼이 급한 나이면 사람을 만나봐야겠다 생각하지만 아직 젊고 부끄럽기도 하다.

-최근 이상형이 피아니스트 백건우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

▶백건우 선생님 부부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한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 뵈었는데, 자리도 바로 옆이었다. 손도 슬쩍 봤었다. 외모도 둥글둥글 하시고. 그 느낌이 포근하고 배려해주실 것 같다. 너무 로맨틱한 남자는 바람둥이일 것 같다.

-연애할 때와 결혼 후가 같은 남자가 이상형이라고도 했었는데.

▶여자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 상처를 받는다. 배려해주는 남자가 좋다는 의미다. 가령 결혼 후에 서로 일에 지쳐있을 때 배려해줄 수 있는. 연애할 때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주러 오지만, 결혼하고 나면 택시타고 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웃음).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이제 28살이면 많지 않은 나이다. 어떤 사람들은 손예진이 30살이 넘은 줄 안다.

▶나이 이야기를 하면 30살이 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제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지 않나?(웃음) 그동안 '외출'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유부녀 역할을 했고 '작업의 정석'의 작업녀도 나이가 있어보였다. 이제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작업의 정석' 같은 작품을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도 많다.

-사실 손예진의 연기 행보는 의외였다. '첫 사랑 사수 궐기대회' 이후 청춘물 출연은 드물었던 것 같다.

▶남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순정만화 느낌 캐릭터가 드물었다. '연애시대'의 은호 같이 현실적이면서 처절한 애환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삶의 깊이도 나이에 따라 그 폭이 다르지 않나.

-사진 촬영을 할 때 왼쪽 얼굴을 강조했다. 왼쪽과 오른쪽에 큰 차이가 있는지. 또 사진들을 보면 유난힌 손가락을 강조한다.

▶왼쪽과 오른쪽은 얼굴은 정말 다르다. 지금까지 모든 포스터 CF 영화 등을 보면 왼쪽 얼굴을 중심으로 찍었다. 하지만 이번 '백야행'은 오른쪽 얼굴이 가장 많이 나온다. 저는 왼쪽을 추구했는데 정작 오른쪽으로 찍힌 것 같다(웃음). 그런 점에서 저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오른쪽 얼굴의 이미지는 정말 다르다. 손가락도 실제보다 사진이 훨씬 예쁘게 나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