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공개연애도 하고 싶어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11.27 07:00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김옥빈(23)은 당당하다. 2005년 '여고괴담' 시리즈로 데뷔한 뒤, 그녀에겐 이상하리만치 많은 관심과 논란들이 따라다녔다. 어린 배우로가 상처받겠다 싶어 보는 이들조차 조심스러웠던 때 조차도 김옥빈은 당차게 응수하곤 했다. 그 범상찮은 기운을 알아본 덕일까. 많은 감독과 연출자들이 그녀를 탐냈고, 그녀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올해는 박찬욱 영화의 '박쥐'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더니, 시체스 국제영화제에서는 영예로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번엔 영화 '여배우들'(감독 이재용)이다. 20대에서 60대를 아우르는 톱 여배우 6명을 모은 놀라운 기획에, 김옥빈은 막내로 참여했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등 선배 여배우들과는 모두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가십들 덕택에 금방 유명해졌다"며 호탕하게 웃던 그녀는 '여배우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사랑받고 싶었는데, 존경하는 만큼 어려워진다"고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선배 김민희의 드레스를 탐낸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내가 먼저 제안했다. 의상은 여배우들이 제일 많이 신경쓰는 부분인데, 만들어낼 게 있을까 하시기에 이게 재밌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실제로 민희 언니한테 언니가 옆에 있으면 내가 초라해진다고 옆에 오지 말라고 그랬다.(웃음) 워낙 옷태가 좋지 않나. 영화에도 나오려나 모르겠다.

-김옥빈에게는 '콤플렉스'라는 키워드가 붙었더라.


▶콤플렉스도 그렇고 명성, 질투, 스캔들 같은 키워드 하나하나가 다 여배우들에게 있는 것들이다. 내가 화면에서 좀 통통하고 건강하게 나오지 않나. 기본적으로 작품할 때만 유지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평소엔 느슨한 데가 있다. 좀 더 편하게 즐기고 싶다. 평소엔 모자도 잘 안 쓴다. 드라마를 안 한 지 꽤 돼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엔 알아보는 분도 별로 없다.

-'여배우들'에 어떻게 참여했나.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감독님께 얘기를 듣고 고민도 안 했다. 망설임 없이 오케이 했다. 실제로는 감독님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었다. 내가 나이들며 할 고민들을 먼저 배웠다. 영화에선 사랑받고 싶고 항상 잘 보이고 싶어 하지만 그게 맘대로 안된다. 그게 실제 모습과도 비슷하다. 맘같지 않다. 존경하는 만큼 어려워지는 것 같다.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다른 배우들에 비해 경력은 짧지만 참 다이나믹했다. 논란도 몰고 다녔고.

▶'가십걸'을 내가 찍었어야 했다.(웃음) 욕을 먹더라도 저는 좀 자유롭고 싶다. 즐겁게 일을 하는 게 저의 목표다. 그래서 더 내가 원하는 작품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당차게 대응하는 모습이 김옥빈의 매력이지만 그것 때문에 손해도 본다.

▶피해도 좀 본다. 그래서 절 보고 아슬아슬하다는 분들도 있다. 재미있기는 한데 그게 또 가십을 낳고 빌미가 된다. 하지만 이제 와서 저를 다른 방식으로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김옥빈 최고의 가십이 뭐였을까.

▶된장녀 논란이 아닐까. 그게 제일 파장이 컸다. 사실 미디어의 피해자는 제 쪽인데 그냥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 어찌됐건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지고 가고 싶었다.

-막상 열애설 같은 스캔들은 없었다.

▶그러게. 막 대놓고 다녀서 그런가. 저는 대놓고 연애하고 싶다. 사랑한다는 걸 자랑하고 싶은데 다만 그런 이미지가 제 연기에 방해를 주는 게 싫다. 그간 남자친구가 없었겠나. 있어도 대놓고 다니니까 그런지 주위에서도 잘 모르더라.

-늘 독특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 같다. 배우 김옥빈의 취향인 것도 같고.

▶취향 맞다. 자꾸 새로운 걸 찾고 싶어하고 신선한 충격이나 새로운 경험을 얻고 싶어한다.

가벼운 거라도 제가 꽂히면 한다. 한 호흡으로 끝까지 읽혀지는 것들. 그만큼 집중하고 나를 빨아들이는 작품들이다. 내 선택에 후회는 안 한다. 영화가 잘 됐든 아니든, 내 영화고 도전에 대한 걸 얻었으니까. 후회는 절대 없다.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배우 김옥빈 ⓒ이명근 기자 qwe123@


-'박쥐'로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다. 늦었지만 축하한다.

▶어안이 벙벙했다. 다른 나라에서 나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내게 상을 준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가. 전혀 예상을 못했다. 상 받는 지도 모르고 출국하고 나니까 상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그 영광의 순간 집에 그냥 있었는데, 아쉽다.(웃음)

-지금껏 가장 독을 품었던 작품이 있었다면.

▶미니시리즈 주연을 처음 맡았을 때. 2006년 '안녕하세요 하느님' 땐 일 시작하고 이 바닥 생리도 전혀 모를 때 주연을 맡아 하나하나 혼나며 배웠다. 욕먹고 매일 화장실에서 울었다. 자존심도 상했지만 '다음엔 내가 이런 일을 겪지 않겠어' 다짐했었다. 그러고 나니 그 다음이 모두 수월하더라. 그때 감독님과는 너무 친하게 지낸다.

-여배우로서 사는 고충은 어떤걸까.

▶지독한 외로움이다. 나는 이런 모습이 아닌데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환상을 지켜줘야 하는 것. 과도하게 쏠리는 관심이 사람을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 쉽게 털어놓을 수 없고 어떤 테두리 안에서만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지금은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중이다.

-배우 김옥빈의 꿈이 있다면.

▶정말 평범하다. 어쩌면 제일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다. 나만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평범하게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림하면서 배우도 하고 싶다. 그러면서 내 입지를 다져나갔으면 좋겠다. 그런 엄마를 아이들에게도 이해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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