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똥파리'…2009 독립영화 꽃폈다

전형화 기자  |  2009.12.16 10:21


2009년 한국영화는 독립영화를 비롯해 10억원 미만 제작비 영화들을 '발견'했다. 그동안 존재하되 애써 찾지 않았던 작은 영화들이 수면 위에서 펄떡였다.


무엇보다 가장 눈부신 성과는 '워낭소리'다.

1월15일 개봉한 '워낭소리'는 4개월이 넘게 롱런해 297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동안 한국독립영화 최대 흥행이 '우리학교'의 10만명, 독립영화 최고 흥행기록이 '원스'의 22만명인 것을 고려할 때 상업영화가 2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성과다.


'워낭소리' 흥행은 독립영화를 주목하게 만든 일대 사건이었다. 40~50대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았으며, 독립영화의 열악한 현실을 재조명했다. 또 차례로 개봉한 독립영화들에 관객의 시선이 쏠리게 했다.

'워낭소리'와 흥행은 비교되지 않지만 '똥파리'가 거둔 성과 역시 상당하다. 2억원5000만원 남짓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똥파리'는 14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특히 올 1월 38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첫 수상 소식을 알린 이후 해외 영화제에서 20여개에 달하는 트로피를 받아 한국 독립영화의 위상을 알렸다. 주인공이자 연출자인 양익준과 여주인공 김꽃비는 청룡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행진을 이어가 주류영화계에 입성하기도 했다.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은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돼 3등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여행자'(감독 우니 르콩트)가 비경쟁 특별상영 섹션에서 상영됐다. '여행자'는 제40회 인도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비롯해 제3회 아시아태평양영화상 최우수어린이영화상, 제22회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아시아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홍상수 영화의 또 다른 경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찬옥 감독이 6년만에 내놓은 '파주'는 서우라는 걸출한 신인을 재조명시켰으며, 박 감독에겐 2009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안겼다. 김조광수 감독의 '친구사이?'는 밝은 게이영화로 퀴어영화 시장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영화뿐이 아니다. '낮술'과 '약탈자들', '반두비', '소명', '허수아비의 땅' 등 올해 작은 영화들은 상업영화와는 또 다른 감흥과 문제의식으로 적지 않은 관객을 감동시켰다.

최근 한국영화는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10억원 미만 제작비 영화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작은 영화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업영화와는 다른 큰 꿈을 꿔야 한다.

2009년의 열풍이 2010년에도 이어져 작은 영화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정착될지, 내년은 또 다른 도전의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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