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온 인기작 KBS 2TV '아이리스'가 지난 17일 끝났고. 오는 22일에는 6개월 넘게 월화드라마를 평정해 온 MBC '선덕여왕'이 종영을 앞뒀다. 시간대를 옮겨 특수를 톡톡히 누린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 역시 같은 날 종영한다. 화제의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 모두 막을 내린 뒤 내년 1월부터는 치열한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다시 시작된다.
'선덕여왕'은 '대장금', '이산' 등 MBC 월화사극의 명성을 잇는 인기 사극으로 6개월 내내 인기를 누렸다. 방송을 보지 않으면 대화에 끼기 어려울 만큼 희대의 악녀 미실(고현정 분)과 성장하는 여왕 덕만(이요원 분)의 대결은 내내 주목 대상이었다. 유신 엄태웅, 비담 김남길, 춘추 유승호 등도 고른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인기 덕에 쓴 눈물을 삼킨 작품도 여럿이었다. SBS '자명고'와 '드림', KBS 2TV '결혼 못하는 남자', '2009 전설의 고향', '공주가 돌아왔다', '천하무적 이평강'이 줄줄이 '선덕여왕'의 제물이 됐다. 시간대를 옮기는 파격 편성으로 맞대결을 피한 SBS '천사의 유혹'만이 유일하게 월화드라마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9시 뉴스와 전면전을 펼친 '천사의 유혹'은 드라마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화제를 모았다. 종영한 '아내의 유혹' 남자편이라는 설명과 함께 등장한 '천사의 유혹'은 잠시 가라앉았던 막장드라마 논란을 다시 불렀고, 극적인 구성과 빠른 스피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수목드라마 1위를 고수하던 '아이리스'는 한 주 앞서 종영했다. 이병헌, 김태희, 김승우, 정준호, 김소연, 탑 등 화제의 스타들을 캐스팅한 '아이리스'는 스케일 큰 액션 첩보 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다. 가상의 정보기관 NSS를 내세워 사랑과 운명의 이야기를 교차시킨 이야기는 인기 미드 '24'를 연상시켰고, 광화문에서의 대규모 총격신 등 풍성한 볼거리로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들 인기작이 한꺼번에 종영한 12월. 연말 시상식의 철이 끝나고 나면 1월부터 바로 양보없는 드라마 전쟁이 시작된다.
MBC는 '선덕여왕' 후속으로 내년 1월 4일부터 이선균 공효진 주연의 현대물 '파스타'를 편성했다. '이산' 종영 이후 인기를 모았던 '내조의 여왕'의 성공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이에 대항해 KBS 2TV는 같은날 첫 방송을 시작하는 학원물 '공부의 신'으로 맞불을 놓는다. 올 초 '꽃보다 남자'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심산이다. 시간대가 여유로운 SBS는 '천사의 유혹' 후속으로 '별을 따다줘'를 선보인다.
KBS 2TV '아이리스' 후속으로는 1월 6일부터 장혁 오지호 이다해 주연의 액션 사극 '추노'가 방송된다. 도망친 노비를 쫓는 추격자의 이야기에서는 '아이리스'같은 남성미가 물씬 풍긴다. MBC는 이준기의 '히어로'에 이어 싱글 여성들의 생활밀착형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선보이며, SBS는 당분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