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남겨진 가족의 아픔 알기에 죽지 못한다"

문완식 기자  |  2009.12.23 10:42


개그우먼 정선희가 남편 안재환과 친구 최진실이 연이어 자살한 직후 삶을 포기하려 했지만,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알기에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23일 오전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 출연했다.

그는 "(안재환 사후)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다"며 "가장 절실하게 만들고 싶었던 가정이라는 것이 힘들어졌고, 삶을 재밌게 얘기해야 하는 개그맨과 17년 내가 앞만 보고 달려온 모든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정선희는 "하지만 '끝났다'는 생각이 오랜 시간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아직도 일단 숙제다. 가끔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 남편을 잃은 여자에 대한 이루 말 할 수없는 모욕을 주시는 분들이 있다. 앞으로 제가 방송을 하면서 헤쳐 나가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처 난 정선희도 정선희"라며 "그것도 정선희니 그렇게 갈 것이다. 제가 (제 자신을)보듬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기도를 하면서도 많이 울었다"며 "'하나님 저는 어떻게 하나요. 앞으로 어떻게 웃기나요'라고 울면서 기도했다. 어떤 분은 저를 보면 불쾌해진다고 하더라. 이해할 수 있다. 짐이 무겁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그러면서도 "짐은 무겁지만, 짧은 순간이었지만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한계를 많이 겪었다"며 "그게 그간 미처 배려하지 못했던 주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양식이 언젠가는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내 인생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라는 생각이 채 가라앉기 전에 밀려오는 공허함에 (삶을)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워낙 많은 억측들이 들려오기에 A4용지 4장에 아무런 의혹을 제기하지 못하게 깔끔하게 남기고 갈까 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마음의 진공 상태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안재환), 사랑하는 친구(최진실). 이런 식의 경우 남겨진 사람은 간사람 이상으로 고통을 받는다"라며 "이런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든 의혹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그렇게 될 경우 그 물음표와 의문의 화살은 남아 있는 사람들한테 갈 수밖에 없다"며 "내가 그것을 안고 가더라도 그런 의혹들은 또 남아있는 제 가족들에 갈 것이기 때문에 차마 (극단적인 선택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제가 (남은 자의 고통을)경험해 봤으니까. 그래서 나는 (자살) 안 한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고 최진실 사후)다음 화살표는 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그 다음은 너' 이러는 것 같았다. '어 내 차례인가. 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 때 진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나 잡아주겠다고 복귀하면 제일 먼저 손 내밀어 주겠다고 하더니, 자기가 싸워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오히려 '내가 힘내서 나중에 힘내서 다 하겠다'고 했는데, 먼저 갔다"며 "사람을 사랑하거나 누구를 돕거나 누구를 대신해 싸워주는데도 뜨거운 사람이었다. 오빠였다"고 최진실을 회상했다.

정선희는 "(최진실에 대한)원망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함께 안고 갈 자식들(최진실의 자녀들)이 있으니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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