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 "아빠 친구와 연애?..사랑에 조건없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0.01.07 11:10
ⓒ이명근 기자 qwe123@ ⓒ이명근 기자 qwe123@


이하나는 4차원 어디에 있는 배우로 분류됐다. 그동안 맡았던 극중 캐릭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등으로 이하나는 대중에 정신세계가 남다른 처자쯤으로 인식됐다. 드라마 '태양의 여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시도하나 했더니 '트리플'이 발목을 잡았다.


그랬던 이하나가 이번엔 아빠 친구와 연애를 한다. 14일 개봉하는 '페어러브'(감독 신연식)에서 이하나는 아버지 친구인 사진작가 안성기와 사랑을 나누는 역을 맡았다. 또 다른 4차원 행보일까? 그렇지 않다. 이하나는 '페어러브'에서 여느 연인처럼 사랑에 울고 웃는다. 그동안 봤던 이하나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이하나를 만났다. 그녀는 질문 하나하나에 신중히 생각하면서 또 지나가는 사람들에 인사하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이야기를 쏟아냈다. 원래 4일 인터뷰를 하려 했지만 폭설로 이틀 뒤에 만나게 됐다. 그녀는 폭설이 내릴 때 "하루쯤은 이런 날이 있어야 한다"면서 눈싸움을 했다고 했다.


-제목이 '페어러브'다. 사랑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나.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언페어'(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공평하나, 감독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알고 영화에 빠져들어야 했고.


-아빠 친구와 사랑하는 역인데.

▶극단적인 설정 때문에 사랑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은 조건을 따지는 세상이 아닌가. 키, 연봉, 차량, 그런 걸 따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아, 역시 사랑은 한 사람만 보는 것이구나란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됐다. 낯설지만 좋았다.

-지난해 루저 논란이 한창이었는데. 조건없는 사랑에 익숙하나.


▶타고난 것을 보고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그동안 3번의 사랑을 4년 정도씩 했다. 나보다 키작은 사람도 있었고 나이 많은 사람도 있었다. 자신이 쌓아온 대로 느껴지는 인상, 분위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안성기와 30년 가량 나이차이가 나는데. 역에 몰입하기가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우리 아빠보다 나이가 많으시다.(웃음)사랑을 해보지 않은 남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고. 그래서 과거 사랑했던 감정을 끌어올렸고 그래서 어렵지 않았다.

안성기 선배는 기인이시다. 남을 배려하는 데 도가 트신 분.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워낙 배려를 해주셔서 또래보다 더 편했다.

-과거 경험과 감정을 연기에 사용하는 편인가.

▶내 안에 추억을 담은 테이프가 가득한 것 같다. 특히 얼마전에 끝난 사랑은 나이 차이도 꽤 있었고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 생각이 많이 났다.

-4차원 이미지로 통하지만 실제와는 다르다. '페어러브'를 선택한 것도 기존 이미지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었나.

▶그렇다. 난 4차원과 거리가 멀다. 4차원도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르게 생각한다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런 면이 남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미지 때문에 획일적인 캐릭터를 많이 제안받기도 했다. 그래서 '페이러브'가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실제로 작품에서 기존과 달리 그늘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감독님이 내게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적인 모습을 봤다고 했다. 가정 환경 때문에 약간 심사가 뒤틀려 있길 바라셨고.

ⓒ이명근 기자 qwe123@ ⓒ이명근 기자 qwe123@


-'페어러브'를 한 뒤 실제로 아빠친구와 연애할 수 있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텐데.

▶할 수 있다. 왜 사랑을 하면 그런 것들이 없어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또 나이차이보다 성격차이가 더 중요하지 않나.

-지금 사랑하고 있나.

▶마음 속에 일렁이는 게 없으면 힘들다. 사랑을 할 때면 많이 주는 편이다. 누구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을 보면 그게 내 사랑법인 것 같다. 지금은 남자친구는 없다.

-나쁜 일을 빨리 잊어버리는 훈련을 했다고 했는데.

▶아주 평범한 대학생이었을 때나 공인이 됐을 때나 고민은 늘 있었다. 요즘들어 누구 중심으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걸 느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얼마 전에 노르웨이 베르겐에 혼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라는 팝듀오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들의 고향이다. 작은 도시다. 너무나 행복했고 친절했고 여유가 느껴졌다. 그 때 깨달았다. 왜 여유가 있을까,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서 그렇구나라는 것을. 행복한 개인주의라고 할까.

-4일 눈이 많이 내려서 인터뷰가 취소됐는데.

▶그런 날이 하루쯤 있어야 한다. 택배도 안되고 배달도 안되고. 시간이 정지돼 차라리 여유를 느끼는 그런 날. 바쁜 시간이 느려지는 순간.

-영화를 끝낸 뒤 사랑이 공평하다고 생각하게 됐나.

▶사랑이란 이 사람 하나면 된다는 그런 생각이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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