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가족·불편한 진실, '아바타' 성공 3가지 키워드

전형화 기자  |  2010.01.10 13:41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10일 개봉 25일만에 800만 관객을 넘어선다. '아바타'는 지난 9일 '트랜스포머2'를 제치고 역대외화 1위에 오른 데 이어 외화 최초로 국내 흥행 톱10에도 들어섰다.


개봉 한달이 다 되는데도 여전한 강세를 나타내는 '아바타' 흥행요인을 놓고 영화계 안팎에서 분석에 한창이다.

우선 영화계에선 '아바타'의 폭발적인 흥행에 3D라는 요인이 있다는 걸 첫 손에 꼽았다. 이모션 캡쳐 시스템을 통해 완벽하게 외계를 구현한 데 대해 많은 관객들은 찬사를 보냈다. 기존 3D영화가 관객을 놀라게 하는 효과에 급급한 데 비해 '아바타'는 완벽히 영화에 녹아들었다는 점은 영화 관계자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점이다.


'아바타' 3D 상영은 반복관람의 원동력이 됐다. 2D영화를 본 관객이 다시 3D 상영관에서, 다시 3D 아이맥스관에서 보는 반복관람이 이뤄졌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아바타' 3D관객은 전체 33%에 달한다. 아이맥스 상영관이 예매가 열리기 무섭게 매진되는 이유다. '아바타' 3D 상영은 국내 멀티플렉스들이 3D 상영관을 늘리는 계기가 됐다. CGV 등은 올해 3D 상영관을 30%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많게는 1만6000원에 달하는 3D상영관에 관객이 꽉 차기 때문이다.

'아바타' 장기흥행에는 무엇보다 가족관객이 움직이고 있는 게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12세 관람가 등급인 터라 가족 나들이에 나선 관객들이 '아바타'를 줄곧 찾고 있다. 같은 12세 관람가 등급인 '전우치'가 '아바타' 덕을 봤다는 역설은 '아바타'가 가족관객을 적극적으로 극장에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바타' 흥행에는 불편한 진실이 일조했다. '아바타'가 '트랜스포머2'처럼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미국의 지난 행보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라는 것. '아바타'는 인디언을 학살하는 미국 기병대에 반대하는 수정주의 서부극 같은 구도로 이뤄졌다.

'아바타'는 자연을 찬미하며 미군으로 대표되는 일방주의에 반대한다. 이는 미국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지만 전세계 관객들에는 호감으로 다가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국내 한 감독은 "오바마를 뽑은 미국인의 세태를 반영하는 한편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하는 전세계 관객들을 심리적으로 만족시켰다"면서 "미국 흥행 뿐 아니라 해외 흥행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불편한 진실이 이젠 상업적으로 통용되는 진실로 바뀌고 있다는 것. 그동안 이라크 전쟁,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들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아바타'처럼 우화적인 버전은 오히려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바타' 흥행은 철저한 재미에 달려있다. 긴 러닝타임에 스페이스 오페라를 싫어하는 국내 관객을 사로잡은 가장 큰 원인은 재미와 볼거리였다. 과연 '아바타'가 국내에서 1000만명을 동원한 첫 번째 외화가 될지, 아직 '타이타닉' 때처럼 외국자본이 국내 돈을 뺐어간다는 애국주의적인 반대는 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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