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아바타', 극장 데이트 '4만원시대' 열었다

김건우 기자  |  2010.01.12 10:27


대학생 김성진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새해 분위기를 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화 '아바타'의 IMAX 3D 관람요금이 무려 1인당 16000원이었던 것. 불과 9년 전만해도 영화 관람료가 7000원이었다는 걸 떠올리며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데이트 분위기를 내려 팝콘과 콜라가 포함된 콤보 세트(8000원)를 샀더니 딱 4만원이다. 정말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그동안 3D 영화는 일부 관객들만 찾는 전유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 2005년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시작으로 CGV IMAX 영화관이 개관을 했고 '폴라 익스프레스' '슈퍼맨 리턴즈' 등 다양한 영화가 선보였다.

관객들은 입체 안경을 쓰고 관람한다는 점을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했고, 어린 시절 놀이동산 등에서 봤던 IMAX 영화를 극장에서 만난다는 점에 신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3D 영화는 여전이 2D 시장을 넘어서는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아바타'는 3D 영화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아바타'의 3D 상영관객이 33%에 달했다. 지금도 용산CGV의 '아바타' IMAX는 예매가 가능한 오는 27일까지 95% 넘는 좌석이 매진상태다.

극장들은 이 같은 관객들의 성향을 놓치지 않았다. '아바타'의 상영과 함께 15000원이었던 관람료를 16000원으로 올린 것이다.


그동안 영화 관람은 국민의 문화생활이라는 점에서 가격인상에 논란이 있을 때마다 반대여론이 컸다. 물가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관람료를 현실화해야한다는 주장에 관객들은 대부분 냉담했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연평균 11% 정도 상승했지만 극장요금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여기에 극장들이 불공정 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것도 섣불리 요금인상을 못하는 요인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2001년 7000원으로 책정된 일반영화 관람료가 8년 만에 올랐다.

이에 영화 관람료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관객들이 떠안게 됐다. 통신사 카드 할인 제도가 없어지면서 관객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고 팝콘과 콜라 가격인상은 이를 더욱 가중 시켰다.

2003년 CGV의 팝콘 중 사이즈와 콜라 2개의 콤보가 50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0원으로 가격도 올렸다. 또 2008년에 CGV에 팝콘 소 크기가 없어지고 중 과 대 사이즈만 남았고, 그나마 중 사이즈의 팝콘도 기존 크기에서 소폭 작아졌다. 결국 원하지 않더라도 관객들은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결국 부담 없는 데이트 장소였던 극장은 어느새 부담이 되는 데이트 장소가 됐다. 관객들은 이제 겁이 난다. 새로운 영상혁명, 한껏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조금씩 관람료가 오르는 현실에 즐거움과 불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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