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대종상 수상, 30년 아버지의 한 풀었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10.01.15 09:31
배우 진구 ⓒ 유동일 기자eddie@ 배우 진구 ⓒ 유동일 기자eddie@
배우 진구는 2009년을 가장 행복하게 보낸 배우다.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해 지난해 영화 '마더'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제 신인이란 딱지를 떼고 어느덧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것.


대종상 수상? 아버지의 한 풀었다

그는 "2003년 데뷔한 이후 5년 연속 영화지에서 선정한 기대되는 신인배우로 뽑혔는데 올해 드디어 딱지를 뗐다"고 웃는다. 이제 배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담' '비열한 거리' 등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지만 주위에서는 소문을 듣고 "영화가 좋다며!"라는 칭찬이 많았다. 결국 대중과 소통에 있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난해 '마더'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가장 의미가 깊었던 것은 대종상 남우조연상 수상이다. 진구의 아버지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아찌 아빠' 등을 작업한 진영호 촬영감독.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대종상 영화제를 TV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영화인이었던 아버지의 풀지 못한 한을 풀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영화인이셨지만 대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아버지께서는 본인이 30년 동안 해도 못 이룬 것을 해냈다는 마음에 기뻐하셨다. 고맙다고 하시는 말씀에 스스로 너무 뿌듯했다."

'식객2' 위해 살 10kg 찌웠다

진구는 새해를 영화 '식객:김치전쟁'(이하 '식객2')으로 시작한다. 그는 김강우 김래원에 이어 성찬 역을 맡았다. 그동안의 성찬이 요리에 대해 욕심이 많고 넉살 좋았다면 이번에는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다. 그에게 '식객2'는 하나의 시험대 같은 작품이다.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이 조연으로서 연기력을 시험했다면 이번에는 김정은과 호흡을 맞춰 대중들에게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하는 주연이다.

"'식객2'에 출연하기 위해 1년 동안 쫓아다녔다. 성찬 역에 됐다고 했을 때 부담감보다는 감사함이 더 컸다. 이번 작품은 과거 작품과 다른 무게감이 있다."

진구는 성찬으로 분하기 위해 살을 10kg을 찌웠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백동훈 감독의 "만화의 성찬과 비슷하면 좋겠어"라는 말 한마디에 살을 찌웠다. 지금은 5kg을 감량해 날렵한 몸매로 돌아왔지만 영화에서는 둔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을 가진 진구를 만날 수 있다.

그가 '식객2'에 끌린 것은 '식객'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 때문이 아니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성찬의 과거, 유쾌하고 밝은 웃음 뒤에 숨어있는 아픔이 그의 연기 열정을 자극했다. 진구는 "성찬은 슬픈 광대 같은 인물이다"고 전했다.

배우 진구 ⓒ 유동일 기자eddie@ 배우 진구 ⓒ 유동일 기자eddie@


진구는 요리사! 미니 뷔페는 자신 있어

진구는 '식객2'를 통해 진짜 요리사가 됐다.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냐는 질문에 "작은 파티를 열정도? 뷔페로 10여 종의 메인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제가 만든 케사디야를 먹으면 모두 쓰러진다"고 답한다.

'김치전쟁' 답게 한식 요리도 자신 있다고. 해물김치전, 부추전 등은 그의 필살기다. 전을 잘 부치는 비법을 묻자 "전은 바삭함이 중요하다"며 눈빛을 반짝인다. 그의 극중 라이벌은 김정은이다. 진구는 스스로 김정은의 요리보다 맛있다고 자신 한다

"누나는 장갑을 끼고 저는 맨손으로 요리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을 볼 때도 빠르고 정확하다."

과연 진구가 이번 '식객2'를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요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음식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사람의 정성을 깨달았다. "이제 친구가 라면을 끊여줘도 마음이 담겼음을 알 것 같다."

꼭대기 없는 산을 오르고 싶다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가 진구가 재평가 받는 해였다면 이제 스스로를 보여줘야 하는 때인 것. 진구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제 배우로서 날개 짓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는 데뷔 초 인기의 씁쓸한 맛을 맛봤다. '올인'으로 화제를 모은 뒤 인기 덤에 올랐지만 정작 3개월을 가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닮은꼴로 불리는 이병헌과 큰 차이가 있단다. 이제 그는 꼭대기 없는 산을 오른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한 계단 올라가지만 그것은 정상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다.

"이병헌 형은 실패한 적이 없는 스타다. 오히려 저는 반대였다. 정말 '올인'으로 뜬 뒤 2주간 인기가 있었다. 거짓말 같이 팬레터가 끊겼다. 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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