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개봉 4주째를 맞은 '아바타'는 평일에도 하루 10만명이 훌쩍 넘는 관객을 꼬박꼬박 모았다. 이같은 추세라면 외화 최초 1000만 관객 돌파도 문제없다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온다.
'아바타'의 초기 흥행속도는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비해 낮았다. '트랜스포머2'가 첫날 53만, '2012'가 30만을 모았지만 '아바타'는 20만에 그쳤다. 그러나 꾸준히 관객을 모으면서 '아바타'는 최후의 승자가 됐다. 꾸준한 관객몰이의 이유, 과연 뭘까.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이야기와 별개로 3D를 비롯해 진일보한 영상이 화제를 모은 점은 관객에게 ''아바타'는 극장에 가서 봐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차원이 다르다는 3D 입체영상이 극장행을 부추겼다. '아바타'의 아이맥스 예매는 이미 2주치가 동났을 정도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는 '아바타'의 일반상영과 3D상영의 예매관객을 비교, 3D상영 관객이 33%에 달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외화 흥행의 암초로 꼽히는 불법동영상 유출 피해도 없었다. 탁월한 화질을 극장에서 즐겨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한데다, 만족할 만한 화질의 불법동영상 자체가 등장하지 않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2시간40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과 외화로서 자막이 꼭 필요하다는 핸디캡 때문일까. 900만 돌파를 앞둔 영화지만 40대 장년층의 극장행은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다. '아바타'는 중장년 관객이 움직이지 않은 최초의 1000만 영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작 '타이타닉'의 세계 흥행 1위를 넘보는 '아바타'의 전세계적 열풍과 3D 기술의 진보는 '아바타'를 세계적 이슈거리로 만들었다. 이는 20대 영화팬을 중심으로 시작된 '아바타'의 관객층을 조금씩 넓히는 계기가 됐다.
최근엔 '아바타'와 3D가 사회적 이슈로 9시 메인뉴스 등에서 자주 다뤄지면서 관객층 확대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고 홍보사 영화인 관계자는 밝혔다. 관계자는 "속도는 타 1000만 영화에 비해 느리지만 분명히 관객층이 넓어지고 있다"며 "신문과 방송을 보면 '아바타'에 빗댄 논평이나 사설 등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체 '아바타'가 뭐길래' 하는 궁금증도 커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티 없는 블록버스터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 전쟁에 대한 반감을 은유적으로 담은 '아바타'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SF영화로 평가받는다. 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미국에 대한 은근한 혹은 노골적인 찬양으로 반감을 사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