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잘해주지마요', 1년전 '고맙다'의 프리퀄

김관명 기자  |  2010.01.15 16:02


가수는 역시 마이크 앞에 서야 가수다.

김종국이 가수로 돌아왔다. '패밀리가 떴다'의 김국종과 실눈 브라더스에서, 모 CF에서 "인생 뭐 있어?"를 훌랄라 외치던 모습에서, 이제 본업인 발라드 가수로. 지난 2008년 10월 5집 'Here I Am' 이후 1년3개월만이다.


6집 발표를 앞두고 15일 인터넷을 통해 선공개한 6집 수록곡 '잘해주지 마요'. 무엇보다 '가늘고 가냘퍼서 간드러진' 김종국 특유의 음색이 반갑다. 이 음색을 '패떴'에선 어떻게 감추고 참았을까. 작사·작곡가 박선주도 이 음색이 무척 반가웠는지, 인트로에 거두절미하고 김종국의 목소리부터 실었다.

'자꾸 잘해주지 마요 /더는 잘해주지 마요 /차라리 차가운 게 오히려 나을텐데 /아님 무관심한 게 오히려 나을텐데 /옷자락 끝에 묻은 먼지를 떼주는 일 /무심코 웃으면서 어깨에 기대는 일 /그냥 버릇일 꺼야 지워보고 바쁘게 하루를 보내봐도 /눈에 찍힌 사진처럼 또 생각나고 생각나..'


특히 '옷자락 끝에 묻은 먼지를 떼주는 일 /무심코 웃으면서 어깨에 기대는 일 /그냥 버릇일 꺼야 지워보고' 이 부분의 디테일에선 감탄과 미소가 절로 나온다. 지난해 MAMA 올해의 작사상을 받은 박선주의 힘일까. 어쨌든, 사랑을 막 시작하기 전에, 아니면 그게 사랑인지 짝사랑인지 헷갈릴 때, 이런 경험 안 해본 이들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그러데 '잘해주지 마요'에선 1년여전 'Here I Am'의 첫번째 트랙 '고맙다'의 향기가 느껴진다. 사랑해서, 네가 내 앞에 있어서 좋을 뿐이라는 그 '고맙다'. 단언컨대 '잘해주지 마요'는 '고맙다' 이전의 이야기, 프리퀄(prequel)이다.


'니 손 잡으며 너의 입술에 입맞추며 /너를 어루만지며 내 품에 너를 안으며 /나의 가슴이 했던 말 /고맙다 내게 와줘서 고맙다 기다려줘서 /더 외롭지 않게 이렇게 나와 함께 해줘서 /사랑해 말해줄 사람 /내게도 만들어줘서 /그게 다 너라서 니가 내 여자라서 고맙다'

맞다. 이런 게 발라드의 매력이다. 아이돌그룹의 홍수 속에서 잠시 잊고 살았던 그 발라드 가사의 힘, 가사에 좀 더 집중할수록 헤어 나올 수 없었던 그 수많은 발라드 명곡들. '김종국표 발라드 월드'에서만 봐도 노래는 또다른 노래로, 정서는 또다른 정서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사실 '고맙다'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시퀄(sequel)격인 노래들도 제법 많다.

'이젠 슬퍼하지 않을 꺼야 내 맘속엔 없으니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하겠지 /너를 알기 전 나는 항상 혼자였으니..'(어느 째즈바) '아무도 없는 겨울의 바닷가 /너무나 슬퍼보인다고 /우리가 바다 곁에서 친구가 되자고 /내 등에 숨어 바람을 피할 때 /네 작은 기도를 들었지 /언제나 너의 곁에 우리 항상 함께 해달라고..'(회상)

김종국, 발라드 세상에 다시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간 팬들만이 외로이 지켰던 이 발라드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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