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빛나 "'톱' 글자 못새기고 한 결혼, 두려웠다"②

김겨울 기자  |  2010.01.19 13:52


이야기의 한 고개가 넘을 무렵, 가로수 길의 한 카페에 도착했다.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진 그 곳에 들어서자 캠핑카 안의 선선함과는 다른 온기가 느껴졌다.


인터뷰했던 것도 까맣게 잊고 메뉴판에 집중하는 왕빛나와 기자, 두 사람. 와플, 호빵, 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가 한 가득인데 귀퉁이에 막걸리라고 써있다.

"다음에 (박)진희 언니랑 (엄)지원 언니한테 막걸리 사기로 했는데 여기서 사야겠다.(왕빛나)" 카페 명함도 챙긴다. 한참을 먹을 것 타령을 하며 인터뷰인지 수다인지 이어갔다. 푸짐한 와플과 빵, 식혜 얼음과자를 앞에 두고 말이다.


"이런 말 절대 안했으면 하는 인터뷰가 있나?(기자)" "제발, '출산 전 몸매 돌아와. 유부녀 맞아?' 이런 타이틀 좀 없었으면 좋겠다.(왕빛나)" "출산 전 몸매로 돌아왔다는 것은 칭찬 아닌가?(기자)" "다른 배우들도 싫어할 것이다. 아줌마, 엄마 말고 나로 봐줬으면 좋겠다. 배우 왕빛나로.(왕빛나)"



-일찍 결혼한 것이 후회되나? 결혼한 여배우들이 아무래도 캐스팅에 제약이 좀 있지 않나?


▶ 난 어렸을 때 신랑이 빨리 하자고 해서 했다. 그 때 한 작품만 더 하고, 한 작품만 더 하고, 욕심 부렸으면 아직 결혼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만족 채우려 톱스타 되고, 한류 스타 되고, 할리우드 진출하고 그렇게 하면 행복한 가정을 언제 이룰 수 있겠는가. 난 지금 내가 원하는 것 다 한다고 생각해서 행복하다. 캐스팅은 사실 두려웠다. 내 이름 앞에 '톱'이라는 글자가 새겨지고 결혼했다면 그런 걱정이 없었을 텐데. 그게 없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하지만 앞으로 세우면 되지 않겠나. 하하.

-그래서 '아결여'에 처녀 역할 캐스팅 됐지 않나. 이요원 씨나 한채영 씨도 결혼하고 다 잘하고 있는 스타들이고, 예전과는 좀 달라졌지 않나.

▶ 결혼하고 벌써 네 번째 작품이니, 나 정말 잘나가는 것 맞다. 하하. 과거와는 달라진 것도 맞긴 하다. 그래도 난 아직 서른인데 작품에서는 서른여섯 역할이다. 그건 내가 노안이라 그런가? 하하. 결혼해도 난 달라진 것 없는데 나를 결혼한 여배우로 분류하니, 배우로서 참 숙제다.


-롤 모델이 있는가?

▶ 김희애 선배님이 정말 본받고 싶은 분이다. 결혼을 해도 일이면 일, 생활이면 생활,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이 멋지시다. 그 분을 보면 결혼을 하고 나서 배우는 성숙한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은 배우의 또 다른 깊이를 보여주는 과정으로 바라봐줬음 좋겠다.

-그리고 보니 데뷔 10년 차다. 배우 생활을 돌아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연기력 논란도 없었는데, 감회가 새롭겠다.

▶ 나도 처음에 연기 정말 못했다. '사랑공감'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데 전광렬, 이미숙, 견미리 선생님하고 함께 했다. 그 분들 사이에서 많이 배우면서 한층 성장하는 느낌이었다. 차근차근 쌓아오는 배우에게 연기력 논란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기분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차량협조=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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