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희 "키 174cm..언니들이 옆에 안와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10.01.25 15:19
영화 \'하모니\'의 이다희 ⓒ이명근 기자 qwe123@ 영화 '하모니'의 이다희 ⓒ이명근 기자 qwe123@


지금껏 이다희(25)의 이미지는 퍽 강렬했다. 170cm를 훌쩍 넘는 키 때문이었을까, 카리스마 있는 슈퍼모델이란 전력 때문이었을까. 강렬한 눈빛 때문이었을까. MBC '태왕사신기'의 여전사 각단이었을 때도, '에어시티'의 능력있는 비행기 조종사였을 때도, 이다희는 눈빛은 힘있고 강렬했다.


그 빛이 개봉을 앞둔 '하모니'(감독 제작 JK필름)에선 조금 달라졌다. 여자 죄수들이 모여있는 교도소의 교정 공무원 나영은 죄수들 위에 군림하는 교도관이 아니라 닳고 닳은 언니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막내 동생 같은 느낌을 풍긴다. 카리스마 넘치던 배우 이다해도 이번만큼은 키만 껑충한, 사랑스런 아가씨가 됐다.

이다희는 "모든 선배들이 가족같았다"며 나영이처럼 배시시 웃었다. 늘씬한 비주얼 때문에 보지 못했던 이다희의 소녀같은 매력이 물씬 배어났다.


-사랑스러운 여자 교도관이라, 그간 작품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작을 봐도 나영이 캐릭터와 맞을 만 한 게 없다. 캐스팅 앞두고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다보니 질문이랑 다른 엉뚱한 답을 했다. 수습이 안 되는 거다. 혼자 웃어가며 미팅을 마쳤는데, 나중에 여쭤보니 실수하고 웃는 모습이 나영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셨다더라. 웃는 모습 때문에 캐스팅이 된 셈이다.


-김윤진, 나문희 등 선배 여배우가 쟁쟁하다. 촬영장 막내로 많이 귀여움을 받았나?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동생같은 느낌으로 귀여움을 받는다기보다는 모두가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강예원 언니는 오히려 제가 언니 같다고 하고…. 정수영 언니가 분위기 메이커를 하셨다.

-혹 여배우들 사이에 기싸움은 없었는지?


▶다들 '기싸움이 상당하겠다' 생각을 했다더라. 심지어 전에 개봉한 '여배우들'이란 영화는 여배우의 기싸움이 테마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정말 기싸움이 없었다. 윤진 언니며 나문희 선생님이 나서서 회식 자리도 만드시고, 늘 가족처럼 보듬어 주셨다.

-'하모니' 같은 여배우 중심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도 크겠다.

▶윤진 언니가 한 말이 있다. 이 작품을 선택할 때, 일단 밝은 캐릭터가 좋았고 이런 여자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요즘 여자 영화가 없지 않나. 이 영화를 계기로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쓰는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영화 \'하모니\'의 이다희 ⓒ이명근 기자 qwe123@ 영화 '하모니'의 이다희 ⓒ이명근 기자 qwe123@


-죄수도 교도관도, 그 모든 여배우가 단벌 신세더라.

▶그나마 죄수 역 선배들은 두 벌로 바꿔가며 입는데 저는 교도관복 한 벌로 때웠다. 언니들은 얇고 편하고 고무줄 바지인데 저는 혼자 겨울바지 입고 고생했다. 옷이 그러니 예쁘게도 안 나오는 것 같고…. 언니들은 죄수복보다 교도관 복이 낫다고 입고 싶다고 하시더라. 전 배우가 옷 때문에 스트레스 좀 받았다. 다들 옷을 화려하게 입으시는 편인데, 똑같은 옷 입고 촬영하다가 끝나고 자기 옷 갈아입으면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다희는 눈빛이 강한 배우라는 인상이 강하다. 혹시 부드럽게 하라는 주문을 받지는 않았나.

▶예전엔 눈빛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이번에는 안 들었다. 감독님은 '너 하는 대로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찍었다. 촬영장에서도 계속 웃고 다니고, 사람들이 '쟤는 왜 저렇고 웃고 다니냐'고 그럴 정도였다. 제가 잠이 많아서 지각을 좀 했는데, 그것도 다 웃음으로 무마했다.(웃음)

-선배들만 있는 현장에서 지각은 왜?

▶많이는 안했다. 메이크업을 직접 해서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메이크업을 다 직접 했다고?

▶슈퍼모델 시절부터 메이크업은 늘 제가 했다. 드라마 촬영은 물론이고 시상식에 나갈 때도 직접 한다. 피부가 민감해서 다른 사람 손을 타면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이젠 습관이 돼서 이게 더 편하다. 직접 하다보니 내 얼굴이 뭐가 장점이고 단점인지 잘 알겠더라.

-174cm면 키 크다는 이야기 많이 듣겠다.

▶요즘엔 '키 크다'는 이야기가 '밥 먹었어요?' 하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워낙 많이 들어서. 저는 어렸을 적부터 계속 키가 커서 '내 키가 크구나' 하는 자각이 별로 없다. 남들이 크다니까 그렇구나 할 정도다. 힐을 신어도 큰 지 잘 모르겠다. 지난 기자시사회 때는 킬힐을 신었더니 언니들이 서로 옆에 안 서겠다고 해서 신발을 중간에 갈아신기도 했다.(웃음)

-그래도 요즘엔 키 큰 배우들이 많아져서 연기하기가 수월하겠다.

▶데뷔 때만 해도 남자배우랑 키가 안 맞는다고 미팅 때마다 많이 지적을 받았다. 키 때문에 캐스팅에서 탈락한 적도 있고. 지금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평가를 받아야지 한다. 키야 다른 키 큰 파트너들이랑 맞추면 되지 한다.

-키 큰 조인성씨가 제대하고 나서 같이 하면 되겠다.

▶그렇게만 되면 정말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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