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채민서 "노출·베드신..전혀 고민 안됐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2010.02.07 17:44
배우 최민서 ⓒ 유동일 기자 eddie@ 배우 최민서 ⓒ 유동일 기자 eddie@


배우 채민서는 영화 '채식주의자'에서 전신 노출과 농도 짙은 베드신을 연기했다. 소재도 대중들에 낯선 형부와 섹스다. 자극적일 것 같은 소재를 바탕으로 한 '채식주의자'는 예술과 외설의 논란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그리고 그 줄타기 한 가운데는 채민서가 있다. 그녀의 연기를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영화 해석의 지점이 있다.


채민서는 악몽에 시달리다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맡았다. 아버지에 반항하다 손목을 긋는가하면 이혼을 당한다. 영화는 형부 민호(김현성 분)가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 몽고반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충격적인 상황으로 발전해나간다.

채민서는 영혜를 연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노출, 베드신, 파격적 소재 등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지 않았지만 영혜와 자신이 닮은 점을 조금씩 발견하면서 연기 하고 싶다는 욕구에 빠졌다.


"욕심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과거의 작품들은 영화에 제가 캐릭터를 맞췄는데 '채식주의자'는 오히려 저한테 캐릭터가 맞춰진 작품이에요. 영혜와 정말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오히려 노출 베드신은 어느 것 하나 고민이 되지 않았어요."

채민서는 영혜와 닮은 점이 있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60% 정도 닮았다고. 어머니조차 영혜와 닮았다고 말한단다. 채민서도 영혜처럼 악몽을 꾼 적이 있고 비슷한 아픔을 겪은 적도 있다. 그녀도 혼자 외로움을 많이 타고 그것을 즐긴다.

배우 최민서 ⓒ 유동일 기자 eddie@ 배우 최민서 ⓒ 유동일 기자 eddie@



영혜가 자신의 몸에 꽃을 그리면서 안도의 해방감을 맛봤다면 채민서는 영혜를 연기하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채민서는 연기 욕심이 많았지만 유독 좋은 작품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가발' '외톨이'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연기 욕심을 충족시켜줄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시험을 못 봤을 때 가장 속상한 건 부모님이 아니라 시험을 본 자신이예요. 작품도 그랬어요. 남들은 왜 출연했어? 어떻게 지내냐고 할 때 가장 속상한 건 저였죠. 저라고 제 출연영화 시사회 표를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녀는 '악플'에 대한 고통도 겪었다. 영화 '돈 텔 파파'에서 촬영 중 누군가 찍은 장면이 유출돼 마음고생을 했었다. "저한테 친근감을 못 느끼기 때문이겠죠. 그냥 웃어넘기지만 심하면 저도 신고해요."

또 그녀는 영화에 캐스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연습 과정에서 주인공이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그것은 스스로에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배우가 연기를 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은 살아가는 의미를 다시 묻는 순간이었다고. 그녀는 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보였다.

"술을 잘 못하는데도 영화 캐스팅이 두 번 바뀌자 속상한 마음에 소주를 마셨어요. 모든 에너지를 넣어 연습을 해 목까지 그 캐릭터가 차올랐을 때였죠. 전화가 와 '미안한데 다름 사람이 됐어'라고 전해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영혜는 극중 말라 죽어가면서 "언니도 의사선생님도 다 똑같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행동을 이해해주지 못함을 성토하는 대사는 채민서가 하고 싶던 말이었다.

이에 그녀는 8시간 넘게 서서 바디 페인팅을 하면서 영혜를 마음으로 느끼려 했다. 낯선 사람에게 몸을 맡기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지만 그 시간 동안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고. 누군가는 왜 그런 역할을 하냐고 핀잔할지 모르지만 그녀는 '채식주의자'를 통해 용기를 얻었다.

"그동안은 하고 싶은 대로 살지 못했어요. 솔직히 우울하기도 했어요. 정말 무대에서 뛰어놀고 싶었는데. 막 꾸미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는데. 이제는 마음껏 보여주려해요."

'채식주의자' 영혜에 몸에 그려진 꽃은 수선화다. 나르시스를 기다린 요정 에코가 변했다는 수선화. 수선화의 꽃말은 고결이다. 연기를 향한 그녀의 끝없는 사랑. 극중 영혜는 나무가 꿈꾸었다면 그녀는 연기를 향한 수선화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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