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승승장구'..착한예능의 조용한 돌풍

김겨울 기자  |  2010.02.15 15:16
\'남자의자격\'\'김승우의승승장구\'(위,아래) '남자의자격''김승우의승승장구'(위,아래)


막말 논란도 없다. "A양이...B군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폭로전도 없다. 하지만 방송 후 박수와 갈채가 남고 시청자들의 호평까지 얻는 착한 예능들이 요즘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 29일 KBS2TV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은 첫 방송됐다. 유재석 강호동이 없이 시작되는 예능인데다, 형식에서도 그리 새로울 것이 없어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연 '남자의 자격'은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의 성공 요소를 적절히 갖춘 것은 물론 차별성까지 띠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두 번 결혼하기, 금연하기, 이성 친구 만들기, 자전거 여행, 해병대 도전하기, 살림에 도전하기 등 그 나이 때 중년 남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로 접근했다.


'남자의 자격'은 미션의 성공 여부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도전 그 자체가 주는 가치를 알려줄 뿐이다. 그래서 MBC '무한도전'처럼 서로 물고 뜯기는 공격이 없고, '1박2일'처럼 가혹한 복불복도 없다. '패밀리가 떴다'처럼 순위매기기 경쟁도 없다. 그래서 강박관념도 없다. 그렇기에 하프 마라톤 완주를 포기한 김태원이 전혀 루저로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놀림감도 되지 않았다.

하프 마라톤 사상 최장 시간을 기록한 꼴찌 이윤석이라고 해서 '남자의 멤버' 중에 1등 한 윤형빈에게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신체적 조건이 좋지 않은 이들은 자신들 대신 F-16전투기에 김국진과 김성민의 활약을 지켜보고 박수를 쳐주고 함께 감동을 느꼈다. 이게 '남자의 자격'이다.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일까. '남자의 자격'은 최근 들어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도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를 여러 차례 제쳤다. 착한 예능이 치열한 예능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는 KBS 2TV '박중훈 쇼'의 실패와 비교되며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김남주 편을 시작으로 황정민 편이 방송되면서, 전작인 '상상플러스' 보다 높은 시청률 기록한 것은 물론 폭로성 토크 예능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낚시 기사를 유발하는 독한 말보다는 진심어린 말에 무게를 뒀다. 그 덕분에 '김승우의 승승장구'는 '황정민이 무명시절 이민을 생각했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괌에 가서 여행 가이드를 하려고 했다'란 속 깊은 말도 끌어냈다.


물론 여기에는 '초보 MC' 김승우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최화정 김신영 우영 태연 등 보조 MC들이 만들어 낸 편한 분위기가 바탕이 됐다.

'승승장구'는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앞으로는 어떤 결과가 탄생될 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독한 질문이 쏟아지는 토크쇼가 대세인 요즘,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만은 분명 인정받을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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